오피니언 디지털 세상 읽기

뉴스에 대한 집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지난주 메타(페이스북) 주식 폭락이 실리콘밸리를 흔든 사이 애플이 새로운 서비스를 조용히 선보였다. 실리콘밸리와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뉴스만을 모아서 보내주는 로컬 뉴스레터 서비스다. 애플은 이미 전국 뉴스를 전달하는 뉴스레터를 운영 중이지만, 지역 뉴스매체들의 보도만을 모아서 정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빅테크의 뉴스에 대한 관심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지난 수년 동안 전 세계가 빅테크가 운영하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허위정보와 가짜뉴스에 시달렸기 때문에 무책임하게 알고리듬을 통해 확산하는 일은 꺼리게 되었다. 이들에게 뉴스레터가 좋은 대안으로 떠오른 이유는 믿을 만한 생산자를 직접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의 경우 지역 언론사 몇 곳을 선정하고, 매일 발송하는 뉴스 아이템도 알고리듬이 아닌 담당자가 고르게 했다. 순간의 바이럴보다 안전과 장기적인 구독 수익을 노리겠다는 태도다.

테크기업들은 왜 뉴스를 포기하지 않을까. 사람들이 인터넷에 접속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새로운 소식, 즉 뉴스를 보고 싶어하기 때문이라면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사용자 접점이라서 그렇다. 트위터는 지난해 초에 네덜란드 스타트업이 만든 유료 뉴스레터 플랫폼인 리뷰(Revue)를 인수했고, 페이스북은 불리틴(Bulletin)이라는 구독 전용 뉴스레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주 뉴욕타임스는 구독자 1000만 명이라는 목표를 3년 앞당겨 달성했다고 발표했지만, 잘나가는 소수의 대형 언론사 외에는 독자들의 온라인 방문이 극히 저조하다는 사실이 테크기업들이 뉴스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하게 하는 또 다른 이유다. 물론 그 결과는 뉴스 매체의 테크 종속이다.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