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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EV6 '횡재 기회' 잡았다…1억 명 보는 슈퍼볼 광고 출격

중앙일보

입력

기아 미국 판매법인이 4일(현지시간) 공개한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 광고 중 한 장면. 기아의 EV6와 로보독이 교감하는 내용을 담았다. [사진 기아]

기아 미국 판매법인이 4일(현지시간) 공개한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 광고 중 한 장면. 기아의 EV6와 로보독이 교감하는 내용을 담았다. [사진 기아]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 EV6가 오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 ‘슈퍼볼’ TV 광고에 출격한다. 슈퍼볼은 미국 내에서만 1억 명 이상이 시청할 정도로 인기 높은 스포츠 이벤트다. 아마존·구글·코카콜라 등 세계적인 브랜드가 자사 광고를 선보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인당 150원에 1억 명 동시광고 효과

기업들은 경기 도중 작전 타임이나 휴식 시간에 TV 광고를 내보내는데, 경기 전후해 통상 60여 편의 광고가 방영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광고 단가는 30초당 650만 달러(약 78억원)이었다. 초당 2억6000만원이 투입되는 셈이다.

EV6 ‘초당 2억’ 슈퍼볼 광고 출격

초고가 광고임에도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10년 이상 슈퍼볼 광고를 하는 이유는 마케팅 효과가 그만큼 커서다. 1억 명 이상이 시청하는 만큼 제품 노출 효과가 크고, 방영 후 몇 주간 광고가 회자하면서 제품 인지도를 단기간에 끌어올릴 수 있다. 아울러 현대차·기아에 대한 브랜드 호감, 친숙함이 올라가는 효과도 누린다.

이런 이유로 현대차는 2008년부터, 기아는 2010년부터 매년 슈퍼볼 광고를 하고 있다. 다만 작년에는 두 회사 모두 코로나19 여파로 슈퍼볼 광고를 건너뛰었다. 현대차는 올해도 광고 집행을 하지 않고, 기아만 참여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6일 “미국 내 신차 출시에 맞춰 슈퍼볼 광고를 하는 게 효과적인데 현대차는 작년 아이오닉5가 출시돼 영화 ‘스파이더맨’ 등에 광고 예산을 기집행했다”며 “반면 기아는 EV6가 지난달 말 막 출시돼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슈퍼볼 광고는 내연기관 차가 아닌 전기차를 선보이는 첫 사례란 점에서도 시선을 끌고 있다. 미국에서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판매량은 2020년 7400여 대에서 지난해 1만9800여 대로 세 배가량으로 늘었다. 전기차 판매 성장세가 큰 만큼 EV6를 광고에 어떻게 녹였을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미국내 현대-기아 전기차 판매량.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미국내 현대-기아 전기차 판매량.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기아 미국판매법인(KA)은 4일(현지시간) 공식 유튜브 계정에 60초짜리 슈퍼볼 광고 영상 최종본을 공개했다. 지난달 티저(예고) 영상에서 ‘로보독(Robo Dog)’을 등장시켜 궁금증을 유발했는데, 최종본에서 EV6와 로보독이 함께 하게 된 스토리를 담았다. EV6의 전원공급 기능(V2L)을 통해 로보독의 배터리를 완충하는 모습이 상징적으로 그려졌다. V2L은 추가 장치 없이 외부로 전기를 공급하는 E-GMP(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대표적 기능이다.

러셀 위이저 기아 아메리카 부사장은 “EV6의 혁신을 강조하는 동시에 인간과 동물 간 유대감을 전기차와 로보독으로 치환해 전달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2016년 선호도 1위, 2020년엔 2위  

현대차·기아 안팎에선 이번 광고가 2020년 슈퍼볼 광고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기아 모두 지난 슈퍼볼 광고에서 호평을 받았기 때문이다. 미 종합일간지 USA 투데이가 매년 실시간 온라인 투표를 통해 슈퍼볼 광고 선호도(Super Bowl AD Meter)를 조사하는 데, 2020년 현대차 쏘나타의 ‘스마트 파크’ 광고가 62개 슈퍼볼 광고 중에서 종합 2위에 올랐다. 기아의 셀토스 광고는 8위를 차지했다.

현대차는 당시 미국에 출시한 8세대 쏘나타의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기능을 익살스럽게 그렸다. 이 광고로 세계 3대 국제광고제로 꼽히는 뉴욕페스티벌에서 상도 받았다. 앞서 2016년 슈퍼볼 광고에선 제네시스 광고가 선호도 1위를 차지해 최고 성적을 거뒀다.

현대차의 2020년 슈퍼볼 광고 중 한 장면. 미국 보스턴을 배경으로 한 보스턴 출신의 유명인 4명이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캡틴 아메리카 배우 크리스 에반스와 배우 겸 감독인 존 크래신스키, 배우 겸 코미디언인 레이첼 드래치와 미 프로야구 보스턴 레드삭스의 전설적인 선수 데이비드 오티즈가 나왔다. [사진 현대차]

현대차의 2020년 슈퍼볼 광고 중 한 장면. 미국 보스턴을 배경으로 한 보스턴 출신의 유명인 4명이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캡틴 아메리카 배우 크리스 에반스와 배우 겸 감독인 존 크래신스키, 배우 겸 코미디언인 레이첼 드래치와 미 프로야구 보스턴 레드삭스의 전설적인 선수 데이비드 오티즈가 나왔다. [사진 현대차]

현대차·기아의 슈퍼볼 광고는 대부분 현대차그룹 계열 광고회사인 이노션 미국법인에서 만든다.

김나연 이노션 인사이트그룹장은 “슈퍼볼 광고는 잘나가는 글로벌 기업이 방영한다는 인식이 워낙 강해 마케팅 효과가 작지 않다”며 “광고 내용은 미국의 당시 사회 분위기를 많이 녹이는데, 최근 2년간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레트로 광고’가 호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김 그룹장은 “코로나19로 사회 분위기가 많이 지쳐있는 만큼 올해는 기아가 따뜻한 감성으로 소구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기아 관계자도 “그간 미국 시장에서 니로 EV가 주력으로 팔렸는데 올해 EV6가 출격하는 셈”이라며 “연초 슈퍼볼 광고가 EV6 본격 판매를 앞두고 마중물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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