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ㆍ첨단학과 정원 늘려/91학년도 대학별 조정내용을 보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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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서울소재 대학은 대부분 동결/학내분규 대학 증원대상 제외/소련ㆍ러시아ㆍ중국학과 3곳 새로 생겨
91학년도 전국 1백26개 대학(11개 교육대학포함) 입학정원이 신설 4개,개편 4개를 포함해 올해보다 6천2백40명 늘어났다. 그러나 서울대를 비롯한 고대서울캠퍼스ㆍ연대ㆍ이대ㆍ서강대ㆍ경북대ㆍ부산대ㆍ전남대 등은 정원이 동결돼 서울소재 대학과 명문대의 입학경쟁이 과거 어느해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올해 체력검사에 응시한 95만1천48명이 모두 대학에 응시할 경우 전체 정원을 기준으로 한 산술평균 경쟁률은 4.7대1 정도다.
그러나 아직까지 대학별 전ㆍ후기 모집정원이 확정되지 않았고 후기대학이 정원의 40%범위안에서 전기에 분할모집을 할수있게 돼있어 전기대의 경쟁률은 예측하기 어렵다.
서울소재 대학중 학과신설ㆍ증원 대학은 모두 야간으로 경희대(60명) 성균관대(30명) 국제대(1백20명) 등 3개대 2백10명에 그쳤다. 수도권지역의 증원ㆍ학과신설 대학은 개발제한지역내에 캠퍼스를 갖고있는 대학으로 경원대(90명) 경희대(30명) 명지대(80명) 성균관대(60명) 수원대(90명) 아주대(70명) 한국외대(60명) 한양대(30명) 강남대(60명) 한신대(60명) 대한체육과학대(60명) 아세아연합신대(20명) 인천교대(80명) 등 12개대 7백90명이다.
지방대는 공주대가 1백20명,대구대ㆍ인제대ㆍ호서대가 80명씩,관동대ㆍ대전대ㆍ상지대ㆍ순천향대ㆍ울산대ㆍ효성여대ㆍ배제대ㆍ한국관광대ㆍ호남대가 60명씩 학과가 신설되거나 증원되는 등 37개교에서 1천7백70명이 늘어났다.
증원된 6천2백40명 가운데 42.1%인 2천6백30명이 앞으로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이는 컴퓨터ㆍ통신ㆍ제어계측ㆍ정밀기계ㆍ재료공학ㆍ생화학ㆍ고분자ㆍ환경ㆍ해양ㆍ항공 등 첨단과학분야이고 수학ㆍ물리ㆍ화학ㆍ생물 등 기초과학부분에서는 6백80명이 늘어났다.
이번에 신설된 학과는 경상대 소련학(40명),제주대 해양토목공학(30명),울산대 항공우주공학(40명) 등 61개 학과에 이른다.
문교부는 국립사대 2학년이상 재학생에게는 교원임용고사제가 적용됨에 따라 국립사대가운데 입학정원이 15명이하인 영세학과는 5명씩 증원한다는 당초의 방침을 바꿔 정원을 그대로 두었다.
이번 정원조정에서 문교부가 가장 크게 고려한것은 중견기술인력의 수요증대,4년제 대학 선호경향과 재수생 누적현상 완화로 보인다.
4년제 대학은 6천2백40명을 증원한 반면 전문대는 1.7배나 많은 1만1천50명을 늘렸다. 즉 취업률이 낮은 4년제 대학의 증원을 자제,4년제에 편중된 고등교육 수요를 취업률이 높은 전문대(82.9%)로 유도,흡수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정원조정으로 91학년도 졸업예정자 77만5천9백86명 가운데 26.5%가 4년제 대학에 진학하고 18.2%가 전문대에 입학한다는 계산이 된다. 각종학교ㆍ경찰대ㆍ사관학교ㆍ세무대학 등을 포함하면 고교졸업자중 절반에 약간 못미치는 47% 36만4천6백75명이 고등교육기관에 진학하게 된다. 이는 지난해의 45%에 비해 2%포인트가 높아진 수용률이다. 이번 정원조정에서 가장 큰 특징은 학내분규가 계속된 대학,특히 학사운영 부조리로 감사를 받은 대학들이 증원대상에서 완전히 제외됐다는 점이다.
그러나 경제기획원ㆍ상공부ㆍ산업계 등이 그동안 첨단과학기술 대량 양성을 위해 주장해온 서울소재 이공계 학과의 증원은 건설부의 강력한 수도권 인구 유입억제 정책에 부닥쳐 실현되지 않은 대신 교육시설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지방대와 신설대학의 학과신설ㆍ증원으로 낙찰됐다.
한소국교 수립 등 정부의 북방외교정책에 영향을 받아 소련학과(경상대) 러시아학과(건국대 충주캠퍼스) 중국학과(호서대)가 신설된 것도 올해 정원조정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개방대는 기존 6개대학에 7백50명이 증원되고 국립전문대에서 개방대로 개편되는 삼척산업대와 상주산업대의 입학 정원이 1천4백10명으로 조정돼 산업체근로자들의 대학진학문호는 올해보다 훨씬 넓어졌다. 이는 정부가 평생교육이념의 구현이란 차원에서 특별한 배려를 한것으로 볼수 있다. 개방대의 증원은 야간과정과 공업계학과를 중심으로 다양한 산업사회에 대처하기위해 지역사회의 산업구조와 연결되는 실무관련 학과를 고려해 이뤄졌다고 문교부는 밝혔다.
이밖에 전문대에는 골프를 주로 가르치는 사회체육과(서일전문),양식장ㆍ수족관 등에서 수산생물의 질병을 예방ㆍ치료하는 전문인을 양성하는 수족병리과(군산수전),보석에 대한 정확한 감정과 제작실기를 교육시키는 보석감정과(대구전문),피부관리ㆍ유지에 관한 이론ㆍ실기를 습득시키는 피부미용과(영동전문ㆍ동주여전) 등 사회분화에 따라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이색 학과들이 신설됐다.<도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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