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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프로 때 못 맞췄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지난달 말부터 지난7일까지의 양 방송국 TV프로그램 중 특히 아시안게임 후반중계와 맞물린 추석연휴 특집프로들이 적절한 시기에 방송되지 못한데다 내용 또한 명절의 의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이 많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YMCA TV모니터클럽은 최근 내놓은 추석연휴 TV프로그램 모니터 보고서에서 추석특집으로 기획된 교양물이 양적으로 부족할뿐더러 이마저 편성시간이 때맞춰 이뤄진 게 드물다고 지적, 『가정저널-한가위 음식』(KBS), 『오늘의 요리-추석상 차림』(MBC)등을 그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이들 프로는 추석전날에야 방송됨으로써 정작 주부들이 미리 상보는 데 도움을 주지 못했으며 지난달 30일 내보낸 『해외문화연구-선물』(KBS)역시 좋은 기획의도에도 불구, 시기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선물을 한 뒤라는 점에서 모처럼 만든 기획물의 시의성이 떨어졌다고 평했다.
더욱이 뜻깊은 제천의례를 담은 개천절특집 『백두산천제』(MBC)는 유일한 개천절프로로 좋은 기획과 내용을 담고 있었으나 3일 오전8시30분에 방송돼 많은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기에는 이른 시간이었음을 꼬집었다.
또 KBS1-TV의 『잊을 수 없는 추석』과 MBC-TV의 『영상에세이-고향』은 방송이 되지 않거나 당초 편성시간인 1일 오후8시5분에 아시안게임중계로 대체돼 증발해버렸다.
내용에 있어서도 고향얘기를 집중적으로 다룬 KBS-TV의 『몽기미 풍경』등 드라마와 판소리대회 등 몇 편외엔 연휴동안 안방친구임을 부인할 수 없는 연휴TV특집들이 당초 기대에 크게 못 미친 수준이라는 평가다.
오락프로그램이 주종을 이룬 것은 연휴라는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실제 내용과 질에 있어 적지 않은 문제점이 드러났으며 『가족오락관』(KBS)의 경우 기존게임내용을 반복하는데 그쳤고 어린이와 함께 하는 가족프로임에도 『처음 키스한 장소는?』『남편의 속옷색깔』등 수준이하의 질문 등으로 스스로 특집의 격을 떨어뜨린 셈.
특히 연휴이전부터 계속된 아시안게임중계시간의 지나친 편중은 온 국민의 관심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더라도 광고수입을 노린 「방송의 상업성」이 짙었다고 지적됐다.
전반적으로 가벼운 오락물 위주로 추석특집이 편성돼 활발한 해외 특집물·다큐멘터리제작 경향과는 달리 추석 명절에 대해서는 양방송사의 진지한 접근자세가 부족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기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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