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탄소 배출기업 제재로는 탄소중립 달성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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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최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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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탄소 배출량이 많은 기업을 제재하는 방식으로는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최태원(사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말했다.

26일 대한상의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22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기업들이) 힘을 모아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낸다면 훨씬 건설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것을 유도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렇게 하면) NDC(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면서 산업계 부담도 줄일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한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이 사라지고 있는 게 문제”라며 “저출산으로 인구가 줄고 젊은 층의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좋은 제품을 만들어 공급하는 게 대한민국의 성장 모델이었다. 이제 새로운 성장 모델이 필요한데 그게 무엇인지 알아내는 게 숙제”라고 전했다.

내년 1월 27일부터 시행하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 최 회장은 “(위반 시) 처벌 정도가 아직 명확하지 않다. 사업을 하려는데 감옥에 가야 할 확률이 생겼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에 봉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 문제는 형사적 접근보다는 경제적 접근으로 해결하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소통에 대해 최 회장은 “기업인이 나와 어떤 생각과 스토리를 갖고 있는지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피치(연설)나 회의 때 정제된 이미지와는 다른 이미지가 공존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홍보팀과 상관없이 개인적으로 (SNS 활동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누군가 따라와 주길 바란다. 혼자 원맨쇼 하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기업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선 “명분과 실질을 함께 갖는 형태로 지배구조가 발전할 필요가 있다. 지속 가능성을 높여가는 기업에는 ‘잘했다’는 칭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K실트론 지분 인수와 관련한 공정거래위원회 결정에 대해선 “아쉬운 결과지만 내 욕심대로 되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성할 부분은 반성하고, 고쳐야 할 부분은 고치고, 대응할 부분은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공정위는 SK㈜가 공정거래법을 어기고 최 회장에게 부당한 사업기회를 제공했다고 판단하면서 최 회장에게 8억원, SK㈜에도 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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