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코로나 치료제, 이르면 내달 말부터 30만명분 순차 도입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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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8호 01면

화이자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 30만명분이 이르면 내달 말부터 순차로 들어온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이미 밝힌 7만명분보다 훨씬 더 많은 30만명분 이상의 치료제 구매를 화이자와 협의해왔고 계약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물량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긴급사용승인 일정과 연계해 발표할 예정이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2일(현지시간) 팍스로비드에 대한 긴급사용승인 결정을 내렸다. 미국에 이어 국내에서도 먹는 치료제 허가 절차에 속도가 붙은 건 코로나 위협을 크게 줄일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팍스로비드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체내에서 복제되는 것을 억제해 감염자가 중증에 빠지는 상황을 막아준다고 FDA는 설명했다. 65세 이상 노인, 비만·당뇨·심장병 등 기저질환을 가진 고위험군 확진자에게 발병 후 5일 이내에 투여해야 한다. 5일 동안 1일 2회, 총 30정을 복용하는 방식이다. 국내 환자에게는 다음달 중에 투여할 수 있을 전망이다. 고재영 질병관리청 대변인은 “1월 말에 (도입) 가능하도록 긴밀하게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식약처가 연내 긴급 허가를 내줄 경우 빠르면 1월 중순께 들어올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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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약 우선 순위 미리 협의해 정해야”

30만명분이 한꺼번에 들어오지는 않고 월별로 나눠 도입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관계자는 “초도 물량은 월요일(27일)쯤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이자도 먹는 치료제를 모두 생산해 놓은 게 아니고 내년 초 생산해 배분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방대본 측은 “초도 물량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에야 공급이 원활해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화이자가 올해 중 공급 가능하다고 밝힌 물량은 18만명분뿐이다. 내년에는 당초 계획(8000만명분)보다 늘려 1억2000만명분까지 생산할 계획이나 6~8개월 걸린다고 한다. 이에 따라 오미크론 확산으로 환자가 급증하면서 물량 확보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30만명분이 적시에 들어올지 불확실성이 크다”며 “고위험군 투약 대상이 얼마나 될지 정하고 부족할 경우 고령자, 기저질환자, 미접종자 중 누구에 먼저 맞힐지 전문가와 미리 협의해 컨센서스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예기치 않은 부작용이 나올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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