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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각] 여름의 악몽 생생한 독일 홍수 폐허, 그래도 크리스마스 기다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7월 14~15일 폭우로 초토화된 독일 서부지역이 좀처럼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대로 장식도 못한 크리스마스 트리가 홍수로 파괴된 건물 벽을 기대고 있다. 지난 7월 중순 폭우에 이은 홍수로 파괴된 독일 서부 바트 노이에나르-아르바일러 근처 마이쇼스 마을의 21일 현재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제대로 장식도 못한 크리스마스 트리가 홍수로 파괴된 건물 벽을 기대고 있다. 지난 7월 중순 폭우에 이은 홍수로 파괴된 독일 서부 바트 노이에나르-아르바일러 근처 마이쇼스 마을의 21일 현재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독일 서부 바트 노이에나르-아르바일러 근처 마이쇼스 마을은 21일(현지시간) 현재 지난 7월 치명적인 홍수로 파괴된 모습 그대로인 채 복구는 엄두로 못내는 상태로 방치돼 있다. 이 마을은 7월 15일 근처 아르 강이 폭우로 범람해 도시가 초토화되었다. 무너진 담벼락에 비스듬해 기댄 초라한 크리스마스 트리가 지금이 겨울이라는 것을 일깨워줄 뿐이다.

독일 서부 슐트 마을이 지난 7월 홍수로 파괴된 모습(위)과 21일 현재 모습. 건물의 복구는 엄두도 내지 못한채 주민들은 상처를 가린 천에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그림을 그려놓았다. 로이터=연합뉴스

독일 서부 슐트 마을이 지난 7월 홍수로 파괴된 모습(위)과 21일 현재 모습. 건물의 복구는 엄두도 내지 못한채 주민들은 상처를 가린 천에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그림을 그려놓았다. 로이터=연합뉴스

7월 독일을 덮친 홍수로 인한 사망자는 180명에 달했다. 피해가 이렇게 커진 이유는 폭우의 규모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는 데 있다. 하지만 주민들에게 재난경보가 제대로 전파되지 않았다는 점도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주민들도 위험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대비하지 않았고, 취약시설의 경우 조기 대피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지난 7월 홍수가 쓸고 간 독일 서부 아르 강 계곡의 슐트 마을. 폭우가 내리는 7월 모습(위)과 현재 모습. 사람 사는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7월 홍수가 쓸고 간 독일 서부 아르 강 계곡의 슐트 마을. 폭우가 내리는 7월 모습(위)과 현재 모습. 사람 사는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로이터=연합뉴스

독일 서부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폭우 경보는 7월 초반부터 이뤄졌다. 지역에 따라 시간당 100∼150mm, 때에 따라 시간당 200mm의 폭우가 내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경보는 현실이 됐다. 피해지역에는 72시간 동안 시간당 최대 180mm의 폭우가 쏟아졌다. 게다가 폭우는 거의 이틀간 쉴 새 없이 이어졌다. 문제는 정확히 어디에 폭우가 내릴지 미리 특정하기 어렵다는 데 있었다. 홍수 참사는 독일이 극단적 기후에 충분한 대비가 돼 있지 않다는 점을 보여줬다.

슐트 마을의 홍수 피해 주택. 여전히 피해의 흔적 역력하다. 사진 가운데 "고마워요(DANKE)"라고 쓴 글씨와 그 곁에 세워 둔 크리스마스 트리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슐트 마을의 홍수 피해 주택. 여전히 피해의 흔적 역력하다. 사진 가운데 "고마워요(DANKE)"라고 쓴 글씨와 그 곁에 세워 둔 크리스마스 트리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브루노 메르츠 독일 포츠담 지질연구센터 홍수전문가는 "지금까지는 독일 서부에서 발생한 것과 같은 갑작스러운 홍수에 대한 믿을만한 예보체계가 없는 것"이라며 "어디에 몇 시간 안에 악천후가 발생해 폭우가 쏟아지고, 홍수가 날지 예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홍수가 쓸고 간 슐트 마을. 여전히 진흙이 쌓여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홍수가 쓸고 간 슐트 마을. 여전히 진흙이 쌓여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독일 정부는 대홍수 피해 복구에 8조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비용도 엄청나지만, 피해지역 주민들이 평온한 일상을 찾는 데는 오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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