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인 대남공작·간첩 사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자유주의연대 주최로 9일 서울 대학로 흥사단에서 열린 '일심회 사건의 교훈과 올바른 대응' 토론회에 참가한 김영환(전 민혁당 총책) 시대정신 편집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 편집위원, 최홍재 전 한총련 1기 조통위 정책실장,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 구해우 전 자주민주통일그룹 총책, 홍진표 전 민혁당 당원, 하태경 전 전대협 5기 조통위원. 김형수 기자

"'일심회 사건'은 과거와 같은 전형적 대남공작.간첩사건이자 대남 지하당 조직사업의 일환이다."

1980년대 '강철서신'으로 주체사상을 학생운동에 처음 도입했으며 91년 밀입북해 김일성과 두 차례 면담했던 김영환 시대정신 편집위원(전 민혁당 총책)은 9일 일심회 사건을 이렇게 규정했다. 뉴라이트 계열의 자유주의연대(대표 신지호)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다. 회견에는 80년대 학생운동에서 주사파의 핵심멤버로 활동하다 현재 뉴라이트 운동에 합류한 '전향 386인사' 5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씨는 "2000년 말 북한의 대남난수표방송이 중단되자 이를 햇볕정책의 성과라고 선전한 사람들이 있었다"며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드러났듯 북한 노선의 본질은 전혀 변한 게 없으며 대북 포용정책의 성과라는 것도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

홍진표 자유주의연대 집행위원장(전 민민련 부장)은 "반국가단체인지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북한과 직접 연계된 사건은 조작을 상상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구해우 미래재단 상임이사(전 자민통 그룹 책임자)는 "일심회 사건은 학생운동을 경험한 세대들 일부가 아직도 북한 문제에 대해 감상적 민족주의 성향에 휩쓸리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학생운동의 민주화 측면은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되지만 사회주의적.친북적 요소는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극소수 주사파에 호들갑도 곤란"=전향 386 인사들은 현재까지 남아 있는 주사파의 숫자는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에 386세대 전체를 친북세력으로 몰아선 곤란하다는 주장도 폈다.

김영환씨는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90년대 주사파 지하 조직)은 외곽 조직까지 합치면 5000여 명 규모였지만 일심회는 별 볼일 없는 수준이 확실하다"며 "현재 주사파는 꺼져가는 마지막 불꽃"이라고 분석했다.

최홍재 자유주의연대 조직위원장(전 고려대 총학생회장)은 "과거 주사파 중 상당수가 김정일 체제의 심각한 문제점에 눈을 뜨면서 생각이 변한 게 사실"이라며 "아직도 북한노선을 추종하는 세력은 단호히 처벌해야겠지만 '빈대 잡느라 초가삼간 태우는 우'를 범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전대협 5기 조통위원이었던 하태경씨는 "'386간첩단'이란 표현은 386세대 전체가 주사파인 것처럼 오해를 유발할 수 있어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한애란.천인성 기자<aeyani@joongang.co.kr>
사진=김형수 기자 <kimhs@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