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의 대항마 떠오른 슬로 스타터의 8연승 "더 올라갈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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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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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로공사가 파죽의 8연승을 내달리며 정체 없이 시원하게 전진하고 있다.

도로공사는 지난 19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2 도드람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경기에서 GS칼텍스에 세트 스코어 3-1(21-25, 25-19, 25-19, 25-19) 역전승을 거뒀다. 도로공사(12승 4패)는 GS칼텍스(11승 6패)와 승점(34)이 같지만, 다승에서 앞서 단독 2위로 올라섰다.

도로공사는 한 달 넘게 져본 적이 없다. 지난달 17일 현대건설전 0-3 패배 이후 8연승이다. 오는 23일 IBK기업은행전에서 이기면 팀 최다 9연승과 타이기록을 세운다.

그 사이 GS칼텍스를 상대로 정규시즌 10연패에서 탈출하기도 했다. 또 지난 7일에는 개막 12연승 행진 중이던 현대건설에 짜릿한 3-2 역전승을 올렸다. 올 시즌 1위 현대건설(15승 1패)이 당한 유일한 패배 상대가 도로공사다.

도로공사는 슬로 스타터다. 2019~20시즌, 2020~21시즌 연속 초반 8경기에서 1승 7패로 부진한 출발을 보였다. 이번 시즌 역시 첫 8경기에서 4승 4패에 그쳤다.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8연승을 달리며 현대건설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도로공사 에이스 박정아는 "시즌 초반이나 지난해(4위, 13승 17패)보다 지금 경기력이 더 좋다"며 "우리 팀을 슬로 스타터라 부르지만, 점점 더 올라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도로공사는 주전 센터를 이고은에서 이윤정으로 바꾼 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윤정은 실업무대 수원시청서 뛰다가 올해 도로공사에 입단했다. 이윤정이 1세트에 첫 선발 출전한 경기가 도로공사의 8연승 출발점인 11월 21일 KGC인삼공사전이었다. 이윤정은 한 박자 빠른 토스로 공격수의 타점을 살려주고, 상대 블로킹을 따돌리게 한다. 두 시즌째 활약 중인 켈시 폐인은 득점(379점)과 성공률(42.49%) 3위에 올라 있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박정아는 최근 5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으로 기량을 되찾고 있다.

도로공사는 세터와 공격수의 호흡이 점차 맞아떨어지고, 팀 블로킹(세트당 2.724개) 1위의 높은 벽을 자랑하면서 현대건설(승점 45)의 대항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다만 체력적인 부분이 걱정된다. 정대영(40)과 임명옥(35), 배유나(32) 등 베테랑 주전 비중이 높고 이동 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팀당 30경기였지만, 이번 시즌부터 36경기로 일정이 늘어났다.

박정아는 "경기 수가 늘어났고, 우리는 (홈구장과 연습장 모두) 지방에 있어 (수도권에) 원정 경기를 다녀오면 며칠이 훌쩍 지난 느낌이다. 확실히 힘들긴 하다"면서도 "체력 훈련하면 내가 항상 꼴찌다. (체력은) 언니보다 내가 더 걱정이다. 백업 선수도 더 좋아졌다'며 선전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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