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여야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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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9일 청와대의 '거국 중립내각' 검토 발표에 대한 각 당의 입장은 제각각이었다.

한나라당은 즉각 청와대를 비판했다. 강재섭 대표는 "한나라당은 내각에 참여하거나 인선에 관여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민의를 존중하고 국익을 수호할 중립적인 전문가를 기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황우여 사무총장도 "청와대의 발표는 대통령중심제가 추구하는 책임정치에 위배되는 것으로 대연정과 닮은꼴"이라며 "여야를 억지로 내각에 참여시키면 국정은 더욱 혼란스러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강 대표가 8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관리형 내각'을 언급한 것과 관련, "한나라당이 제안한 것은'정치 내각'이 아니라 국정을 책임지고 운영할 '관리 내각'이었다"며 "청와대의 발표는 야당을 진흙탕으로 끌어들여 국정운영 실패의 책임을 면하려는 정치적 꼼수"라고 비판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우상호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산적한 민생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해 준다면 여야 합의로 내각을 구성하는 것이 국정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나라당은 심도있는 검토를 통해 정부.여당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민주당 이상열 대변인은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 대변인은 "인사는 노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므로 여야 합의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당장 탈당한 후 거국내각을 결성해 난국을 헤쳐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청와대 제안에 대해 "실현 가능성도 없고 의도도 불순하다"고 했다. 국민중심당 이규진 대변인은 "국민 지지를 잃어버린 벼랑 끝 상황에서 나온 술수"라며 "난파한 배에 누가 타겠느냐"고 폄하했다.

신용호.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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