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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픽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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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강기헌 기자 중앙일보 기자
강기헌 산업1팀 기자

강기헌 산업1팀 기자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자금조달비용지수는 흔히 코픽스(COFIX, Cost of Funds Index)로 불린다. 전국은행연합회가 코픽스를 도입한 건 2010년이다. 그해 2월 공시한 코픽스는 잔액 기준으로 4.11%였다.

전국은행연합회가 코픽스를 마련한 건 이유가 있다. 코픽스가 탄생하기 전 은행권은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로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를 활용했다. 하지만 시중은행이 CD로 조달하는 자금은 전체의 11% 수준으로 비중이 작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CD 금리가 낮게 형성돼 시장의 실제 금리와 차이가 난다는 지적도 많았다. 은행연합회는 코픽스를 도입하면서 “여러 자금조달 수단에 적용되는 금리를 이용해 산출하기 때문에 CD 금리와 달리 은행의 자금조달비용을 제대로 반영해 합리적인 금리 결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이 매달 자체 조달금리를 은행연합회에 보고하고 은행연합회는 평균 자금조달 금리를 계산한다. 현재 은행연합회에 자체 조달금리를 보고하는 시중은행은 8곳이다. 은행은 정기예금, 정기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양도성예금증서 등을 가중평균한 금리를 은행연합회에 전달한다. 은행연합회는 이를 기반으로 코픽스를 산출한다.

실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은행연합회가 공시하는 코픽스보다 높다. 개별 은행이 코픽스에 스프레드(spread)를 얹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스프레드는 코픽스와 은행 조달비용의 차이를 뜻하는데 관리비용, 신용도, 거래실적 등을 포괄적으로 계산해 결정한다. 빵에 잼을 바르듯 일정한 수수료가 추가되는 것이다.

지난 15일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11월 코픽스에 따르면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55%로 전월 대비 0.26%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들어 공시한 코픽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한 달 상승 폭으로는 코픽스 공시를 시작한 2010년 2월 이후 역대 최대치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지난 5월부터 6개월 연속 올랐다. 코픽스는 다음 달에도 오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예·적금 금리가 상승하고 있어서다. 프랭크 시내트라는 “4월에는 높게 올랐다가 5월에는 내리꽂았다”며 인생을 롤러코스터에 비유했다. 금리도 비슷하다. 내렸다면 언젠가는 오른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