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부스터샷 접종이 시작된 지 두 달여가 지났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7일 오전 11시쯤 한국 3차 접종자가 1000만명을 넘었다고 발표했다. 19일 0시 기준으로는 전체 인구의 22.5%가 3차 접종을 했다. 지난 10일 10%를 넘어선 이후 열흘도 채 되지 않았다. 13일부터 일반인 사전예약이 시작된 이후 예약률이 38%에 달해, 앞으로 부스터샷 접종자는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의 발 빠른 부스터샷, 확진자 감소로 귀결
한국보다 먼저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한 일부 국가들은 이미 부스터샷의 효과를 보고 있다.
이스라엘은 전세계에서 가장 이른 7월 30일부터 3차 접종을 시작했다. 당시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등 방역조치를 확 푼 뒤 다시 늘기 시작한 확진자 수가 하루 2000명 이상씩 나오는 등 5차 대유행 길목에 접어들던 시기였다.
하지만 3차 접종이 시작된 뒤 40일 뒤인 9월 9일 접종률이 30%를 넘어서자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신규 확진자 수는 9월 13일 9494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후 가파르게 하락하며 약 6주 만에 500명대까지 떨어졌다. 지난 16일까지 부스터샷 접종자는 전체 인구의 45%에 이르고, 17일 신규 확진자는 659명이다.
영국, 확진자 2.5배 늘어도 사망자는 그대로
영국에서는 부스터샷 접종 이후 치명률 감소가 나타났다.
영국은 이스라엘보다 한 달 반쯤 늦은 9월 16일부터 3차 접종을 시작했다. 이미 일일 확진자가 2만명 넘게 나오는 등 5차 대유행의 한복판에 선 상황이었다. 이 때문인지 영국에선 부스터샷에 의한 확진자 감소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 18일 기준 12세 이상 부스터샷 접종률은 47.2%까지 올라왔지만, 신규 확진자는 접종 시작일(2만9562명)의 2.5배 수준인 7만3367명으로 폭증했다.
다만 이 기간 동안 일 평균 사망자는 138명에서 112명으로 오히려 줄었다. 치명률은 0.47%에서 0.15%로 떨어졌다. 입원 환자 수도 8113명에서 7549명으로 줄었다.
작년 12월부터 시작된 3차 대유행 때, 확진자 그래프의 기울기가 3~4주 이후 그대로 사망자 그래프로 옮겨갔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미국, 확진자는 그대로인데 사망자는 반감
9월 24일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한 미국의 현재 3차 접종률은 29.1%에 이른다. 이 기간 동안 치명률이 절반 가까이로 떨어졌다. 17일 기준 신규 확진자는 12만5775명으로 3차 접종을 시작할 당시(12만3092명)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사망자는 2062명에서 1182명으로 감소했다. 치명률도 1.68%에서 0.94%로 떨어졌다. 8월 초부터 현재까지 이들 국가에서 감염된 바이러스의 98% 이상은 델타 변이였다.
"부스터샷 중증과 사망 예방 효과... 오미크론에도 70%"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부스터샷은 델타 변이에 대해 중증, 사망 예방이 88~91%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고, 오미크론에 대해서도 70%대의 예방 효과가 있다는 영국 데이터가 있다”며 “우리나라도 곧 부스터샷 효과가 나타나겠지만 12월 안에 효과를 보긴 어려울 것 같다. 또 부스터샷 접종률뿐만 아니라 마스크 착용 준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과 문화에 따라서도 데이터가 좌우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