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아빠 소원…3주 앞당겨 출산, 기적의 포옹 뒤 숨 거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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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인생의 아버지는 막 태어난 아들을 품에 안아본 뒤 바로 세상을 떠났다. 실제 미국에서 있었던 사연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 태어나 시한부 인생의 아버지와 마지막 인사를 한 존 비슨 파크. 헤일리 파크 페이스북 계정

지난 2일(현지시간) 태어나 시한부 인생의 아버지와 마지막 인사를 한 존 비슨 파크. 헤일리 파크 페이스북 계정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코네티컷주 지역언론 WFSB에 따르면 헤일리 파크는 지난 2일 제왕절개로 예정일보다 3주 일찍 둘째 아들을 낳았다. 이처럼 서둘러 아이를 본 이유가 있었다.

헤일리의 남편 제이비 파크가 암으로 건강이 좋지 않아졌기 때문이었다. 남편 제이비가 앞으로 6개월 정도 살 수 있다는 시한부 판정을 받았지만, 최근 건강이 급격히 악화됐다. 앞으로 며칠밖에 살 수 없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았다.

헤일리는 페이스북에 기적의 출산(miracle birth)에 대해 소상히 적었다. 그는 “아버지에게 아이를 보여주고 싶다는 나의 뜻을 따라 의사진이 유도 분만을 진행했다”고 적었다.

유도 분만을 하는 도중에도 제이비는 거친 숨을 붙잡고 있었다. 의료진은 결국 제왕절개로 빠르게 아이를 낳도록 도왔다.

헤일리는 “말 그대로 1분 만에 수술실에 들어갔고 20분 만에 아들이 태어났다”며 “의사와 간호사가 아기를 데리고 2층까지 달려가 아버지의 가슴에 얹었다”고 회상했다.

지난 2일(현지시간) 숨을 거둔 제이비 파크(왼쪽)와 헤일리 파크 부부가 첫째 아들과 찍은 사진. 헤일리 파크는 둘째 아이를 임신한 상태다. 고 펀드 미

지난 2일(현지시간) 숨을 거둔 제이비 파크(왼쪽)와 헤일리 파크 부부가 첫째 아들과 찍은 사진. 헤일리 파크는 둘째 아이를 임신한 상태다. 고 펀드 미

파크 부부의 간절한 소망 덕분인지 기적이 일어났다. 제이비는 아기를 가슴에 놓자 생체지수)가 일시적으로 회복했다. 그리고, 제이비는 아들을 안고 아내의 손을 잡으며 생애 마지막이자 가장 소중한 시간을 보낸 뒤 숨을 거뒀다.

헤일리는 “남편의 마지막 소원을 이루기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수술실과 중환자실 의료진은 내내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지만, 물흐르듯 일사불란하게 과정을 도왔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파크 부부는 둘째 아들의 이름을 미리 정하진 않았다. 헤일리는 남편을 기리는 의미에서 둘째 아들의 이름을 ‘존 비슨(제이비) 파크’라고 지었다.

감동적인 사연이 퍼지면서 미국의 펀딩 사이트인 ‘고 펀드 미’엔 제이비의 유족을 위해 18일 현재 12만 2000달러 이상이 모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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