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 기용에 승패 달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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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해태-삼성 플레이오프 개막>
이번의 승패양상은 과연 어떻게 될까.
삼성으로서는 숙명적 라이벌인 해태 전이, 해태로서는 워밍업 상대였던 삼성전이 오늘 드디어 개막됐다.
플레이오프 5연전을 고대하고 있는 야구팬들의 관심은 지금까지 큰 경기(플레이오프·한국시리즈 등)에서 해태에 1승8패로 절대열세를 보여온 삼성이 몇 판이나 버릴 수 있겠는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실정이다.
과연 삼성은 또다시 맥없는 경기를 펼칠 것인가.
삼성이 해태를 이기려면 우선 선동렬이 투입된 경기를 1게임이라도 잡아야 한다.
물론 해태 김응룡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선을 1차전부터 선발로 쓸지, 아니면 비상시 마운드 대책용으로 비축해둘지 고민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삼성의 고민이나 해태의 고민이나 그 무게는 같다.
만일 선이 1차전부터 초전박살을 노리며 선발로 나설 경우 삼성벤치는 이에 대비, 철저한 관리야구를 펼쳐야 한다.
우선 배팅오더에서부터 세밀한 기록, 장·단점을 파악한 후 1∼2점 승부에 대비한 오더를 짜야할 것이다.
그밖에 지난해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빙그레가 선동렬을 격파한 경험을 그대로 살리는 전술도 필요하다.
당시 빙그레 타자들은 투 스트라이크까지 기다렸다가 빠른 볼은 버리고 슬라이더만을 노려 쳐 선을 무력화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따라서 삼성벤치는 선의 구위가 떨어질 무렵인 5회 이후부터 철저히 공략한다는 전술을 세워놓고 초반에는 볼카운트를 길게 끌어 힘을 빼가는 작전을 선수들이 철저히 지킬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홈런타자가 많은 삼성은 행여 공명심에 불타 한방을 노리는 작전으로 일관하다가는 안타도 제대로 못 치면서 완봉패를 당할게 뻔하다.
또 베스트나인의 구성도 겁 없는 신인급 선수들, 강기웅 유중일 강영수 이현택 등과 빠른 볼에 능한 1∼2명의 복병을 배치해보는 것도 상대팀을 흔들 수 있는 요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스타의식이 강한 해태 타선은 홈에서 벌이는 1차전이어서 큰 것을 노리거나 시원한 타격을 원할 것이 분명하다. 삼성은 해태타자들의 이런 심리상태를 역이용, 구질이 까다로운 변칙 투수를 마운드에 세울 필요가 있다.
이런 작전에 적합한 투수로는 이태일이 있다. 이는 특히 해태타자들이 싫어하는 언더스로인데가 구질이 지저분해(?) 안성맞춤격이다.
한편 해태가 삼성전을 효과적으로 돌파하기 위해서는 선수들의 사기를 진작시킬 구단의 배려가 우선 필요하다.
그런 후 잠수함 투수들인 김성길 이태일의 공략법을 철저히 연구, 선수들이 밀어치기 타법에 주력하도록 주지시킬 필요가 있다.
해태타자들은 시즌 중 평범한 경기를 치르듯 마음을 비우고 타석에 들어가는 자세만 갖춘다면 삼성투수들의 구질로 보아 쉽게 공략할 수 있을 것이다.
경기중의 작전은 될수록 피하는 게 좋다. 해태는 모두 내노라하는 스타들이 포진돼있어 때때로 감독의 작전이나 지시가 역효과를 부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해태가 유격수와 2루수를 축으로 한 센터라인 수비를 좀더 강화할 수 있는 수비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해태가 7개 구단 중 실책이 많은(1백10개·2위)것도 백인호 윤재호가 구축한 키스톤 콤비가 실책을 많이 저질렀기 때문이다. <권오중기자>
◇플레이오프 일정(해태-삼성)
▲13, 14일(광주·오후2시)
▲16, 17일(대구·오후6시)
▲19일(잠실·오후6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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