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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비상 걸린 정부, 백신 3차 접종 간격 3개월로 단축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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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6호 06면

10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에 추가로 설치된 코로나19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부터 월드컵공원을 비롯해 잠실종합운동장 제2주차장과 창동역 공영주차장, 목동운동장 남문주차장 등 4곳에 추가로 거점형 검사소를 설치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검사소는 휴일 없이 매일 오후 1시부터 9시까지 운영된다. [뉴스1]

10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에 추가로 설치된 코로나19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부터 월드컵공원을 비롯해 잠실종합운동장 제2주차장과 창동역 공영주차장, 목동운동장 남문주차장 등 4곳에 추가로 거점형 검사소를 설치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검사소는 휴일 없이 매일 오후 1시부터 9시까지 운영된다. [뉴스1]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부스터샷) 간격을 3개월로 일괄 단축했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포함한 특단의 방역대책을 시행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1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이번 주부터 방역강화 조치가 시행되고 있지만 좀처럼 그 효과가 가시화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른 시일 내에 우리 공동체가 처한 위기 국면의 반전이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정부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포함한 특단의 방역대책을 결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사흘 연속 7000명대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60대 이상 고령층이 35% 가량을 차지하면서 의료대응 여력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며 “정부는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18세 이상 성인은 기본접종 후 3개월이 지나면 누구나 3차접종이 가능하도록 접종간격을 단축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당국의 처음 권고했던 추가접종 간격은 6개월이었다. 지난달 고위험군 여부에 따라 접종 간격을 4~5개월로 줄이더니 한 달도 안 돼 더 줄인 것이다. 정부는 방역상황이 악화하고 있어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주장한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 1통제관은 “(중대본 논의 끝에) 3차 (추가)접종을 보다 신속하게 하려 (접종 간격을) 3개월로 통합 단축해 적용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2차 기본 접종 후 3개월 된 18세 이상 성인은 13일부터 사전예약이 가능하다. 접종은 15일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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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방역 위험도를 낮추는 게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022명이다. 사흘 연속 7000명 이상의 환자가 쏟아졌다. 위중증 환자는 852명이고, 사망자는 53명 늘었다. 통상 신규 환자가 늘면, 일정 시차를 두고 위중증 환자·사망자 수 역시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유행 규모가 7000명대로 커진 만큼 앞으로 위중증 환자 등 지표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국내 우세종인 델타 변이에 비해 감염력이 4배가량 높은 오미크론 변이까지 퍼지고 있다.

이미 국내 의료대응 체계는 한계 직전 상황이다. 9일 오후 5시 기준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5.4%를 보인다. 전담 의료인력 부족 등으로 사실상 포화상태다. 병상을 하루 이상 기다리는 환자만 1258명에 달한다. 코로나19 고위험군인 70세 이상이 503명이다. 고혈압·당뇨 등 기저질환(지병)을 가진 환자도 755명이다. 최근 5주간 재택대기 중 숨진 코로나19 환자는 29명이나 된다. 정부는 추가접종에 속도를 내 고령층의 중증화율을 낮추고, 의료대응 체계를 안정시킨다는 계획이다. 일반 성인은 기본 접종 횟수를 채우고도 코로나19에 걸리는 돌파감염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치명률이 낮은 일반 성인의 접종 간격까지 줄인 것을 두곤 논란이다. 전문가들은 판단근거가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정부 결정이 성급했다고 지적한다. 관련 연구결과가 충분치 않아서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추가접종 간격을 3개월로 당겼을 때 부작용은 없는지, 예방 효과가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되는지 등에 대한 연구자료가 거의 없다”며 “확진자 폭증이 감당되지 않으니 내린 어쩔 수 없는 결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처럼 3개월로 당긴 국가는 영국·그리스 정도다. 다만 유럽의약품청(EMA)은 최근 현지 브리핑에서 “기본접종 3개월 후 부스터샷 접종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란 입장을 밝혔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추가접종을 3개월로 당겼을 때 이상반응이 더 증가했다는 보고는 없다”며 안전성을 강조했다. 그는 “접종 간격 단축으로 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냐는 의문을 가질 수 있는데, 현재는 백신 예방 효과를 끌어올려 전파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10일 병상동원 행정명령을 또 내렸다. 위드 코로나 시행 뒤 벌써 4번째다. 이번 행정명령을 통해 전국 종합병원 28곳(500~700병상 규모)에서 중증 및 준중증 병상 241개, 비수도권 의료기관 137곳(200~299병상 규모)에서 중등증 전담 치료 병상 1658개 등 모두 1899개를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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