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이 올랐나…‘GTX 로또’ 광명·인덕원 집값 2억 내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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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통 예정 호재를 타고 아파트값이 ‘GTX급’으로 올랐던 안양시 인덕원 등 경기 일부 지역에서 2억원 이상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GTX-C 노선이 지나가게 되는 동두천시의 경우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 주간 통계에서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0.19%)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0.04%, 지난달 29일 기준)로 돌아섰다.

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 10위 중 9곳이 경기도에 있다. 9억원 초과 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와 각종 교통 호재를 타고 집값이 급등했다. 하지만 지난 10월 초 0.41% 올랐던 경기도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8주 연속 둔화하면서 이번 주 0.17%로 줄었다.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안양시 동안구 ‘인덕원대우’ 전용 84㎡는 지난 10월 19일 9억8000만원(15층)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가였던 12억4000만원(8월, 16층)과 비교하면 2억6000만원이나 떨어졌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일시적 1가구 2주택자들이 비과세 요건을 맞추기 위해 기존 보유하던 주택을 내놓고 있는데 대출규제 등으로 매수세가 크게 위축돼 있어 직전 거래가보다 1억~2억원씩 가격을 낮춰도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안산선 개통 호재 등으로 가파르게 집값이 올랐던 광명시에서도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일직동 ‘광명역 푸르지오’ 전용 84㎡의 경우 지난달 7일 12억5000만원(4층)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14억7000만원)보다 2억2000만원 떨어진 가격이다. ‘광명역써밋플레이스’ 전용 98㎡는 지난달 1일 12억원에 거래됐는데, 지난 5월 15억원에 거래됐던 것보다 3억원가량 떨어지기도 했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3억원 낮게 거래된 것은 낮은 가격으로 자식에게 증여한 경우이고, 광명역 푸르지오도 일시적 1가구 2주택 비과세 요건을 맞추기 위해 나온 급매물”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동두천, 고양 창릉 일대 아파트에서 최고가 대비 수천만원 내린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는 이런 현상을 단기간에 워낙 가파르게 오른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조정’을 받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상승세가 꺾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우선 가격의 선행지표로 알려진 거래량이 크게 줄고 있다. 경기도 포털에 따르면 8일 기준으로 경기도의 지난달 아파트 거래량은 3812건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2만412건)과 비교하면 81%가량 줄었다. ‘거래량 감소 속 가격 하락’이라는 전형적인 하락 추세 전환 신호가 나온 것이다.

경매시장의 낙찰률과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62.2%로 올해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낙찰가와 낙찰률이 내려가는 건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강력한 대출규제도 집값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최근 주택시장의 안정화 흐름이 보다 확고해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은 일부 지역에서 아파트 가격이 하락 진입 직전 수준까지 안정되고, 지방은 가격 하락 지역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 연구기관의 분석은 다르다. 현재까지 내년 집값 전망을 한 연구기관 5곳 모두 집값이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 부족이 가장 큰 요인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2022년 건설·주택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내년에도 수도권은 7%, 전국은 5% 수준의 집값 상승세가 지속할 것으로 봤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