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미 주금깨 검버섯 「피부박리술」로 없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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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기미·주근깨·검버섯 등을 없앨 수 있은 시술법이 최근 성행하면서 그 효능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져가고 있다.
그동안 일부 미용실·피부관리소등에서 음성적으로 이뤄지던 이들 피부관련시술법은 2년여전 국내 대학병원에도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피부의 노출부위, 특히 얼굴에 집중적으로 시행되는 이들 시술법은 피부를 벗겨낸다고 해서 「피부박리술」이라 불리고 있다.
피부박리는 크게 기계적인 방법과 화학적인 방법을 통해 이뤄지는 데 일종의 갈개(그라인더)로 피부를 긁어내는 기계적 방법은 각종 부작용이 심해 최근 자취를 감추고 대신 화학적 방법이 많이 쓰이고 있다.
화학적 피부박리술이란 특정 화학약품을 피부에 발라 표피나 진피 등의 피부표면을 녹여내는 방법이다.
피부는 겉에서부터 표피·진피·지방층의 순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주근깨·기미 등의 원인이 되는 펠라닌색소가 집중적으로 분포돼있는 곳은 표피와 진피의 최상부층이다.
화학적 피부박리술은 현재 「TCA법」이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고 최근 일부 병원에서는 TCA법보다 강력한 「베이커법」이 시도되고 있다.
TCA법은 산의 일종인 트리클로로아세틴을 기미·주근깨 등이 있은 부위에 발라 인위적으로 화상을 입혀 화상부위가 딱지로 굳으면 이를 떼어냄으로써 기미·주근깨 등을 없애는 방법이다. 연세대의대 전수일 교수(피부과)는 『기미·주근깨·검버섯·잡티 등 종류에 따라 산의 농도를 달리하면서 2∼3주 간격으로 두세 번 시술을 받으면 거의 완벽하게 제거할 수 있다』며 『재발확률은 20%이내』라고 말한다. 전 교수는 재발될 경우 재치료로 다시 없앨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전 교수는 특히 『치료결과가 좋으려면 시술 중 직사광선을 피하고 일광차단제와 피부자극을 줄이는 연고제 등을 꼭 발라야 한다』고 말한다.
이들 일반화된 TCA법보다 화상이 더 강하고 치료기간이 긴 베이커법의 경우에는 그 효과와 부작용 등에 대해 아직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베이커법은 페놀과 열대식물의 일종인 파두씨의 기름을 섞은 치료용액을 사용하는 데 기존 의료계에서는 『맹독성으로 알려져 점차 사용하지 않는 페놀을 원료로 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15명의 환자에게 『베이커법을 사용,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고 있다』고 말하는 조수웅씨(부천소망의원 원장)는 『페놀이간·신장 등에 미치는 영향은 보통의 내복약과 비슷한 정도로 문제될 것이 없으며 베이커법의 핵심은 파두유에 있다』고 말한다. 파두유는 맹독성으로 국내에서는 약재총본산격인 경동시장에 드물게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 원장은 『TCA법 등 기존의 피부시술법이 단백질막의 형성으로 산의 침투가 저지되는 데 반해 베어커법은 파두유가 페놀의 피부흡수 완급을 조절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훨씬 강력한 효과를 낸다』고 주장한다.
베이커법은 또 부분시술의 TCA법과는 달리 얼굴전면시술을 해야 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이는 베이커법이 탈색효과가 강한 까닭에 부분시술을 할 경우 시술부위주변과 색깔의 차이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인제대의대 백세민 교수(성형외과)는 『베이커법이 백인들에게 널리 유행하는 것도 이들에게는 부분시술이 가능하기 때문이며 동양인의 경우는 얼굴 전면시술을 한다 해도 목 부위와 색깔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백 교수는 또 『화상 회복 메커니즘이 백인과 다른 동양인의 경우 만의 하나 착색이 고르게 되지 않을 경우 오히려 흉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조 원장은 『베이커법의 핵심은 시술용액을 피부전면에 「아주 고르게」 바르는 것이라는 데 동감하고 있다』며 『TCA법 등 기존 방법으로 만족할 만한 효과를 얻지 못한 사람의 경우 베이커법을 시도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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