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대 첨단 인프라… 멀티미디어산업 戰士 양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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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경성대는 멀티미디어 분야에서 선두주자라고 자부하고 있다.

교육부 평가에서 4년 연속 '멀티미디어 특성화 최우수 대학'으로 선정됐다. 앞선 인프라 구축과 교육혁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경성대는 전통적인 대학구성의 틀을 과감히 깼다. 1999년 멀티미디어 단과대학을 설립, 다른 대학에 적잖은 충격을 줬다. 멀티미디어 전문인력이 사회의 흐름을 이끌어갈 것으로 확신한 결정이었다. 멀티미디어 대학에는 디지털 영상전공.디지털 애니메이션전공.컴퓨터과학과.멀티미디어공학과.신문방송학과.광고홍보학과.연극영화과.사진학과.시각디자인학과.환경디자인학과.제품디자인학과 등 11개 전공.학과가 있다.

김대성 이사장은 "컬러 화면이 휙휙 넘어가는 환경에서 자란 지금 세대는 종이 교과서를 한 장씩 넘기면서 즐겁게 배우기는 어렵다"며 "빠르고 화려한 멀티미디어 분야에서 우위를 차지하지 않으면 대학의 경쟁력이 없다"고 말했다.

교육 방법.상품 제작.홍보 등 대부분의 영역이 '멀티미디어화'해야 눈길을 끌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성대는 특히 CT(문화기술.Culture Technology)에 중점 투자를 한다. 영화.애니메이션.게임.음향(A/V) 등 '디지털 컨텐츠'의 부가가치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김연 CT단장은 "좋은 애니메이션 하나 잘 만들면 자동차 수천 대를 수출하는 것 보다 더 많은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다"며 "앞으로 CT산업을 놓고 지구촌이 하나의 전쟁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경성대는 CT를 기획하고 제작.판매하는 전문 인력을 대대적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이 대학의 멀티미디어 및 CT 시설과 장비는 놀랄 수준이다. 1999년 멀티미디어 정보관이 개관됐고 CT메카 역할을 할 27호관은 곧 완공된다. 27호관은 연건평 1만 여 평에 이르고 신축비.장비 구입비 등 3백억원 가까이 들었다. 27호관에는 종이 없는 도서관인 사이브러리(Cybrary)와 가상현실 체험실 등 CT 교육과 제작을 위한 각종 장비를 갖추고 있다.

게임.애니메이션의 제작은 물론 야외에서 촬영한 영화를 편집까지 할 수 있다. 그동안 영화 촬영은 부산에서 많이 했지만 편집 등 후반부 작업은 대부분 서울에서 이뤄졌다. 그런 장비.시설이 없었던 탓이다.

사이버 박물관에선 가야시대의 철기유물을 가상현실(Virtual Reality)기술로 재현했다. 박물관에 가지 않고도 입체적으로 유물을 감상할 수 있다. 경성대 시설과 장비를 둘러보기 위한 견학 행렬도 줄을 잇는다.

최근 중국 상하이와 일본 도쿄의 IT.CT 관련 협회장 및 사장단이 다녀갔다. 중국 문화부 고위 관계자들도 둘러보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교수.학생들이 직접 만든 CT 상품도 선을 보이고 있다. DVD로 제작한 한국어 컨텐츠의 경우 이미 7백여 개를 국내외 교육기관과 도서관 등에 배부했다. 이 컨텐츠는 외국인과 교포 등이 DVD를 보면서 손쉽게 한국어를 배울 수 있게 한 상품이다.

판소리 등 갖가지 문화를 디지털 기술에 담아 문화상품으로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학생들은 자갈치축제.국제영화제 등 여러 행사를 캠코드로 현장에서 촬영한 뒤 무선 랜이 장착된 노트북으로 인터넷에 중계해왔다.

정용백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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