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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얼만큼(?) 올랐느냐고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올해 수학능력시험은 자신의 계열을 떠나 선택과목을 고를 수 있는 첫 통합형 수능으로 주목을 받았다. 대체로 지난해보다 어려웠다는 평가며, 평소보다 점수가 나오지 않았다며 울상 짓는 수험생이 많다고 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다들 이번 수능 점수 얼만큼 떨어졌나요? 공유해 봐요” “이번 전국 평균 점수가 얼만큼이나 내려갈까요?” 등과 같이 성적에 대한 고민을 적은 글이 많이 올라왔다.

여기에서 나오는 ‘얼만큼’은 바른 표기일까? 수량이나 정도를 뜻하는 명사 ‘얼마’와 앞말과 비슷한 수량이나 한도임을 나타내는 의존명사인 ‘만큼’이 만나 이루어진 ‘얼마만큼’을 줄여 이처럼 ‘얼만큼’이라고 쓰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얼마만큼’의 줄임말은 ‘얼마큼’이라고 표준국어대사전에 나와 있다. 따라서 ‘얼만큼’이라고 쓰면 틀린 말이 된다.

그러므로 앞의 예문은 각각 “다들 이번 수능 점수 얼마큼 떨어졌나요? 공유해 봐요” “이번 전국 평균 점수가 얼마큼이나 내려갈까요?”라고 해야 한다.

그렇다면 “그마만큼 내가 너를 좋아한다는 거야” “그마큼 중요한 일이 어디 있겠니?” 등에서와 같이 쓰이는 ‘그마만큼’이나 ‘그마큼’은 어떻게 될까?

‘얼마만큼’은 ‘얼마’와 ‘만큼’이 만나 이루어진 단어다. ‘그마만큼’이 성립하려면 ‘그마’와 ‘만큼’이 만나 단어를 이루어야 하는데 ‘그마’라는 낱말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그마만큼’ 또는 ‘그마큼’은 ‘그만큼’으로 바꾸어야 한다. 즉 “그만큼 내가 너를 좋아한다는 거야” “그만큼 중요한 일이 어디 있겠니?”로 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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