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갈게 부산 왔다···배달사고에 딱 걸린 '4000만명분 마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부산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가 압수한 코카인. 부산지검 제공

부산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가 압수한 코카인. 부산지검 제공

부산항에서 코카인 400㎏이 적발돼 폐기 처분됐다. 국내에서 적발된 코카인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도매가 약 1400억원)로, 본래 중남미로 배송됐어야 할 마약이 밀반입 과정에서 부산항에 잘못 입항된 것으로 추정된다.

부산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부장 최혁)는 지난달 24일 페루에서 선박을 통해 부산신항에 밀반입된 코카인 400.418㎏을 적발해 전량 폐기 처분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에 적발한 코카인은 기존의 국내 최대 코카인 밀수량(101.344㎏·2019년)보다 4배가량 많은 규모다.

검찰에 따르면 문제의 코카인은 지난 9월 20일경 페루 카야오 항구를 출발해 에콰도르와 과테말라, 멕시코, 일본 등을 거쳐 지난달 24일 부산신항에 도착했다. 코카인은 수입 아보카도가 든 상자 안에 함께 실려 있었는데 아보카도를 검역하던 대행업체 직원이 발견됐다.

코카인은 1㎏씩 봉지에 담겨 8개 자루에 50개씩 소포장 돼, 총 400개가 들어있었다. 코카인이 든 포대자루는 화물선 컨테이너 바로 앞에 실려 있어 검역 과정에서 바로 발견됐다.

부산지검 마약류 밀수사건 전담팀은 부산본부세관, 미국 마약단속국(DEA) 등과 공조를 통해 코카인 전량을 압수한 뒤 수입업체 등 국내 관련자 및 페루 수출업체 등을 상대로 수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국내 아보카도 수입과 코카인 밀수 범행과의 관련성을 인정할 자료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코카인 전달 목적지가 국내가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포대자루에서 나온 위치 추적기의 배터리 수명이 최대 13일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지난 9월 20일 페루에서 출항한 후 13일차에 경유하는 에콰도르, 과테말라, 멕시코가 실제 코카인 밀수 목적지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추정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