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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선대위서 발 빼나…윤석열 측 “막판 반전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오른쪽)가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대선 경선 주자들과의 오찬에 참석해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안상수 전 인천시장. 이날 오찬에는 당내 대선후보 선출 예비경선에서 맞붙었던 7명의 후보가 참석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오른쪽)가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대선 경선 주자들과의 오찬에 참석해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안상수 전 인천시장. 이날 오찬에는 당내 대선후보 선출 예비경선에서 맞붙었던 7명의 후보가 참석했다. [국회사진기자단]

“그 양반 말씀하는 건 나에게 묻지 마세요.”(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더는 정치 얘기 안 하겠다. 일상에 복귀한다.”(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김종인 전 위원장이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윤석열 선대위를 이끌 가능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윤석열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은 23일 선대위 인선 안을 두고 삐걱대는 수준을 넘어 감정 섞인 발언까지 주고받았다.

‘일상 복귀’를 언급한 김 전 위원장은 이날 광화문 사무실에 출근하며 윤 후보와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서도 “더는 얘기할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선대위에 합류하지 않는 것이냐’는 물음엔 “내가 어떤 상황에서 대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에 대해 여러 차례 얘기했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윤 후보도 한 행사 뒤 기자들을 만났다. 김 전 위원장의 합류 가능성에 대해 묻자 굳은 표정으로 “모르겠다. 그 양반 얘기는 나한테 묻지 마라”고 답했다. 이어 당사 앞에서도 “김 전 위원장의 의중이 뭐냐”는 질문을 받고 “기자님들이 좀 파악해 달라”며 연신 손을 내저었다.

윤 후보는 이날 당 경선 주자들과의 오찬회동에서도 “내 할 도리는 다했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오후엔 윤 후보 비서실장 후보로 거론되는 장제원 의원이 페이스북에 “저는 오늘 윤 후보 곁을 떠나겠다”는 글을 올렸다.

김종인

김종인

그는 “윤석열의 무대에서 윤석열 외에 어떤 인물도 한낱 조연일 뿐이다. 방해되어서도, 주목을 받으려 해서도 거래를 하려 해서도 결코 안 될 것이다”라고 적었다. 장 의원과 가까운 한 인사는 “김 전 위원장과의 최종 협의를 앞두고 윤 후보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것 같다”고 했지만, “김 전 위원장을 향한 날선 표현 아니냐”는 반대 해석도 나왔다. 김 전 위원장은 ‘장제원 비서실장 카드’를 반대해왔다.

이준석 대표는 기자들을 따로 만나, 김 전 위원장의 심기가 불편한 이유를 털어놨다. 전날 윤 후보가 주재한 당 회의에서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인선한 것이 문제가 됐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전날 김 전 위원장을 만나고 온 임태희 전 의원이 회의에서 ‘김병준 임명안을 보류하고, 하루 이틀 정도 김 전 위원장과 상의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이 제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상황이 쉽지는 않지만 물밑 접촉이 이어졌고 극적 반전의 기대도 없지 않다. 윤 후보를 가까이서 도와온 송언석 의원에 이어 김태흠 의원이 김 전 위원장 사무실을 방문해 면담했다. 윤 후보 측 핵심 인사는 “김 전 위원장을 원톱으로 하는 선대위 구성을 다 짜 놓고, 그 자리를 비우고 개문발차하는 선대위는 효과가 반감된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인사는 “권성동 사무총장 등이 두 사람의 의견을 다시 조율하고 있다”며 “막판 반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저녁 사무실을 나서면서 기자들이 선대위 합류 가능성에 대해 묻자 “2~3일 안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에 기자들이 ‘입장에 변화가 생긴 것이냐’고 재차 물었고, 김 전 위원장은 “내 입장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일이라는 게 한 번 지나가면 되돌릴 수가 없다”며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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