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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 피싱' 피해 보상금 퀵서비스로 기부····대구 '익명 기부자' 화제

중앙일보

입력

익명의 기부자가 퀵 서비스로 보낸 현금과 쪽지 모습. 사진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익명의 기부자가 퀵 서비스로 보낸 현금과 쪽지 모습. 사진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좋은 일에 써달라"며 '메신저 피싱'을 당하고, 받은 피해 보상금을 내놓은 익명의 기부자가 있어 화제다.

18일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모금회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익명으로 (제가) 기부를 할 수 있습니까"라는 문의 전화였다. 그는 '퀵서비스'를 통해 기부금을 보내겠다는 의사를 밝힌 뒤 작은 상자를 30여분 뒤 보냈다고 한다. 모금회에서 상자를 열어보니, 손글씨로 쓴 쪽지 한장과 오만원권으로 170만원이 든 봉투가 있었다. 쪽지에는 자신이 익명으로 기부하게 된 사연이 적혀 있었다.

'올 2월에 (제가) 메신저 피싱을 당해서 천만원이라는 돈을 잃었습니다. 다행히도 그중 일부를 얼마 전 보상받아서 그중 조금이나마 좋은 일에 동참하고자 기부를 결정했습니다. 좋은 일에 사용해 주세요. 수고하세요.'

김누리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은 “메신저 피싱 피해라는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어려운 이웃을 생각한 익명 기부자의 선행이 큰 울림을 준다”고 말했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이 성금을 대구지역 저소득 취약계층을 위한 월동 난방비로 지원할 예정이다.

이처럼 연말이 다가오면서 따뜻한 나눔을 소리 없이 하는 익명의 기부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서울 강남구에서 익명의 할머니가 어려운 이웃에게 써달라며 1억5200여만원을 기부했다.

강남구청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2시쯤 80대로 보이는 할머니가 구청 복지정책과로 찾아와 봉투를 전달하며 "독거노인 등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써 달라"는 남을 남기고 떠났다. 봉투에는 1억 5200여만원의 수표가 들어있었다. 구청 직원이 할머니를 따라가 이름이라도 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할머니는 끝내 밝히지 않고 버스를 타고 사라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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