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률90% 아일랜드, 하루4000명 확진에 위드코로나 접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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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2일(현지시간) 아일랜드 더블린 상점앞을 시민들이 걷고 있다. [로이터=연합]

지난달 12일(현지시간) 아일랜드 더블린 상점앞을 시민들이 걷고 있다. [로이터=연합]

아일랜드가 높은 백신 접종률에도 불구하고 하루 4000명이 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4차 유행을 겪자 방역의 고삐를 다시 조이기로 했다.

전 세계 신규 감염 사례 가운데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190만 명이 유럽에서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 국가들은 ‘위드 코로나(코로나19와의 공존)’ 방침을 폐기하고 방역 규제를 빠르게 재도입하는 상황이다.

17일 로이터통신과 CNN에 따르면 유럽 국가들은 백신 접종률 둔화에 골머리를 앓으면서 백신 미접종자들에 대한 불이익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유럽 국가들의 이같은 선회는 통상 바이러스 사멸 기간이 길어지는 겨울철, 백신 접종률이 둔화하고 백신 보호력이 감소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슬로바키아에서는 코로나19 사례가 폭발하면서 산소와 병상이 이미 동났다.

이렇듯 의료계가 환자 급증으로 마비되자 당국은 백신 미접종자들을 겨냥한 규제책을 마련, 각종 시설 이용 제한 조치를 조만간 승인할 예정이다.

이미 슬로바키아는 백신 압박을 한층 강화하면서, 미접종자들에 주 2회씩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의무화한 바 있다.

슬로바키아에서는 지난 한 주간 하루 6500건 이상의 신규 사례가 보고되고 있으나 아직 백신 접종률은 EU 평균치인 64.9%를 크게 밑도는 45% 수준이다.

이 가운데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지역은 슬로바키아 동부 프레쇼프시다. 현지 병원 관계자는 “사람들이 백신을 맞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지 못할 때 우리는 좌절한다”면서 “병상 부족에 따라 환자들을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고 전했다.

3개월 전만 해도 위드 코로나를 외치며 모든 방역 규제를 곧 해제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하던 아일랜드에서도 상황은 슬로바키아와 크게 다르지 않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일랜드에서는 12세 이상 백신 완전접종률이 90%를 돌파했음에도 신규 확진자 수는 하루 4000명대를 기록 중이다. 아일랜드의 인구는 약 600만명이다.

이에 따라 당국은 나이트클럽, 술집, 식당 등 시설의 영업시간을 자정까지로 축소하고 재택근무를 권고하기로 했다.

앞서 당국은 지난달 22일 밤 11시30분 통행금지를 종료, 근로자들에게 단계적으로 사무실로 복귀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보건부는 백신 보호 효과가 시간 경과에 따라 감소하면서 조만간 부스터샷 대상자를 50세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마이클 마틴 총리는 “아일랜드가 또 다른 코로나 감염의 급증을 경험하고 있어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면서 대면 미팅을 자제하고 재택근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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