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아들·손자 3대의 극단선택…"장애아·노모 부양 힘겹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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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족과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한 40대 가장이 ‘장애를 가진 자식과 노모 부양이 너무 힘겹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겨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난 14일 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8분쯤 담양군 한 공장 주차장에 서 있던 승용차 안팎에서 A(48)씨와 그의 아들 B(13)군, A씨 어머니 C(80)씨 등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주차장은 아직 완공되지 않아 비어 있는 상태였다.

A씨는 사고 발생 전 자신의 가족에게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15일 SBS 보도에 따르면 A씨는 문자에서 “장애를 가진 자녀를 부양하는데 우울증까지 발생해 너무 힘이 든다”며 장애 아동을 키우는 부모의 심정을 토로했다. 또 어머니를 부양해야 하는 고민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과 남은 가족들에게 미안하고, 고맙다는 내용도 있었다.

경찰은 “A씨가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뒤 연락이 끊겼다”는 A씨 가족 신고를 받고 수색에 나섰고 숨진 일가족을 발견했다.

매체에 따르면 A씨는 1년 전 형의 사망으로 심한 우울증을 겪는 어머니를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A씨는 이미 장애가 있는 아들을 돌보기조차 쉽지 않아 자신마저 우울증을 겪고 있었다.

결국 A씨는 13일 아들과 함께 어머니의 집을 방문했다가 다음 날 주차장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뚜렷한 외상이 없어 부검을 통해 사인을 확인한 뒤 공소권 없음 등으로 사건을 종결할 예정이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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