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중증 환자 460명, 역대 최다…수도권 '서킷 브레이커' 턱밑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10일 460명 발생해 역대 최고로 나왔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작 10일 만에 확산세와 위중증 환자 증가세가 거세지며, 수도권 병상은 서킷 브레이커(비상계획) 발동 기준에 턱밑까지 차올랐다.

10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위중증 환자가 전날(425명)보다 35명 늘어 46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코로나 위중증 환자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해 4월 이후 역대 최고치다. 직전 최고치는 8월 25일 434명이었는데 이보다 26명 많다. 최근 1주간 위중증 환자는 365명→382명→411명→405명→409명→425명→460명으로 닷새 연속 400명대로 나왔다.

10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뉴스1

10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뉴스1

460명의 위중증 환자를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이 10명 중 8명(82.8%)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60대 136명, 70대 130명, 80세 이상 115명 등이다.

최근 확진자 중 고위험군인 60세 이상 고령층의 절대 규모가 커진 영향으로 위중증 환자가 따라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상원 방대본역학조사분석단장은 9일 브리핑에서 “60세 이상 연령 대부분은 비교적 올해 초중반에 접종을 받았다”며 “시간 경과에 따라 백신의 접종 효과가 떨어지면서 발생의 확률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고령층이 집중된 요양병원, 시설 관련 집단감염 사례만 해도 8월 이후로 101건 발생했다. 확진자만 2535명에 달한다. 월별로 보면 8월 13건 344명, 9월 25건 458명, 10월 63건 1733명이다.

수도권 병상은 경고 수준을 넘어 서킷 브레이커 기준(중환자실 병상가동률 75% 이상 등)까지 다가섰다. 9일 17시 기준 서울과 경기, 인천 등의 중환자 병상은 687개 가운데 484개가 사용 중이라, 70.5%가량 차 있다. 준중환자 병상의 경우 수도권에 276개 있는데 벌써 206개를 쓰고 있어 가동률이 74.6%에 달한다. 인천의 경우 당장 입원이 가능한 준중환자 병상이 1개뿐이다. 위중증 환자 80% 가까이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이대로 가면 수도권의 병상이 다 차면서 서킷 브레이커 상황이 닥칠 수 있다.

코로나19 위중증 환자·사망자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코로나19 위중증 환자·사망자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현 의료대응 체계로 감당 가능한 위중증 환자는 500명 수준이라고 정부가 밝혀왔는데,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지난 3일 내놓은 위중증 환자 예측치에서 당장 다음주 500명을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5일 수도권 대형병원 등에 병상 동원령을 내렸지만, 확보까지 4주가량 걸리기 때문에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그간 확산세는 위드 코로나 전 접종 완료자 중심으로 방역을 대거 완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일부터 시행한 위드 코로나 여파가 본격 반영되면 향후 환자는 더 큰 규모로 늘 수 있고 이에 연동해 중증 환자, 사망자 증가는 불가피하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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