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조기수교” 희망/우리 정부에 「접촉기대」 전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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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당국자간 접촉 이미 착수/무역사무소엔 「외교기능」/이 무공사장 15일 방중때 「사무소 개설」 마무리
우리나라와 중국의 조기 수교를 위한 양국 정부간 교섭이 북경아시안게임 폐막과 함께 급진전되고 있다.
중국측은 최근 한국과의 관계정상화를 조속한 시일내에 이룩하기를 희망하고 이를 위한 양측의 접촉을 기대한다는 내용의 전문을 우리 정부에 보내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따라 정부는 이미 중국과 합의한 무역사무소 개설과는 별도로 조기관계정상화를 위한 정부 당국자간 실무접촉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9일 『지금까지 중국측은 북경아시안게임의 성공적 개최에 북한이 장애요인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 관계정상화를 위한 구체적 언질이나 행동을 우리측에 보이는 것을 극히 삼가왔다』고 밝히고 『그러나 이제 중국정부가 아시안게임의 성공적 개최 및 그에 대한 한국의 지원을 공개리에 거론하며 조기관계정상화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중국의 전기침 외교부장이 지난 3일 유엔총회 참석중 한 학술대회 연설을 통해 소련ㆍ몽골과 관계를 개선한 중국은 다른 주변국가와도 관계를 개선ㆍ발전시켜 나가고 있다고 말한 것은 한국과의 수교협상이 가까워진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한국도 최호중 외무장관의 유엔 기자회견을 통해 『내년말까지 중국을 포함한 모든 미수교국가들과의 관계를 정상화하겠다』고 밝혔음을 지적했다.
양국 관계의 조기정상화를 위해 외무부의 한 고위당국자가 아시안게임 기간중인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북경을 방문,중국 외교부당국자와 협의하고 온바 있으며 몇개의 채널을 통해 관계정상화 및 무역확대ㆍ경제협력 문제에 관한 구체적 조건들이 깊이있게 협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간에 이미 합의된 무역사무소 설치문제는 이선기 대한무역진흥공사 사장이 오는 15일 북경을 방문,사무소 개설에 따른 마무리실무협상을 갖고 최종 타결할 계획이다.
중국측은 북경에 설치될 한국 무역사무소의 성격에 대해 형식은 민간사무소이지만 직원은 외무부ㆍ안기부 등 어떤 부서의 직원을 파견하든 개의치 않겠다는 의사를 이미 우리측과 북한에 전달했다.
따라서 북경 무역사무소는 현재 영사업무와 외교활동을 하는 모스크바 주재 한국 영사처와 사실상 동격의 준외교공관 기능을 수행하게 될 것이 확실시되며 양국은 가급적 빨리 수교를 이룩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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