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빗나간 화룡점정

〈여자예선결승〉 ○·최정 9단 ●·조승아 4단

장면 4

장면 ④=흑1의 웅크림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고개가 끄덕여지는 한 수다. 최정의 백2는 뭘까. 범인이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AI 이전, 이런 수를 놓고 갑론을박하던 시절이 그립다. 지금은 AI에게 물어보면 된다. 그런데 놀랍게도 AI의 ‘푸른 점’이 이 수에서 깜박거리고 있지 않은가. 조승아는 3,5로 끊어 11까지 실리를 잔뜩 취했는데-흑이 포식했다 싶었는데-AI는 백의 손을 들어준다. 백이 잘 풀리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다음 한 수. 화룡점정을 제대로 해야 백의 전략이 완성되는데 그곳은 과연 어디일까.

AI의 정답

◆AI의 정답=AI를 펼치니 푸른 색으로 반짝이는 유일한 곳이 있다. 바로 백1의 눈목자. AI도 ‘푸른 점’을 놓고서는 이리저리 저울질을 많이 하는 편인데 이 수는 홀로 단순명료하다. A의 약점을 커버하면서 중앙을 에워싸면 백 우세라는 것이다.

실전진행

◆실전진행=그러나 최정은 백1로 기어나갔다. 인간의 바둑에선 “세력을 집으로 만들지 말라”고 했다. 그 오랜 가르침을 본받아 최정은 집 대신 몸싸움에 초점을 맞춘 것인데 승률이 10%나 내려갔다.

박치문 바둑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