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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힘줄 손상된 ‘테니스엘보’ 충분한 기간 팔 보호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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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테니스엘보’로 불리는 팔꿈치 외상과염은 팔꿈치 바깥쪽에 튀어나온 뼈(외상과) 또는 그 주변 부위가 아프면서 물건을 쥐기 힘들거나, 팔꿈치를 펴거나 구부릴 때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그런데 치료를 받아도 쉽게 낫지 않아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 증상만 악화하는 경우가 있다.

기고 홍인태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정형외과 교수

 팔꿈치 외상과염의 일반적인 발병 원인은 손의 무리한 사용 또는 팔꿈치 바깥쪽에 직접적인 충격에 의해 손목을 뒤로 젖히는 기능을 하는 힘줄이 손상되며 시작된다. 손상된 힘줄 조직을 복구하기 위한 국소 염증 반응으로 열감·통증·부종이 생기는 것이다.

 중요한 점은 힘줄이 회복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힘줄 조직은 단단하고 영양 성분이 주변 조직으로부터 간접적으로 확산되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회복되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다. 조직 손상이 심한 경우에는 2~3개월 이상의 치유 기간이 필요하며, 회복 기간은 더 길어질 수 있다. 따라서 초기에는 아픈 팔의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환경적·심리적 요인도 중요하다. 2018년 벨기에 겐트대학병원의 연구에 따르면 완벽주의적인 성격, 우울감, 불안감 등이 팔꿈치 외상과염의 발병과 치유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지속하는 수면 부족, 스트레스, 사회적 소외감, 낮은 자존감, 갱년기 증후군 등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요인을 갖고 있다면 특별히 무리하거나 부딪친 적이 없어도 증상이 생길 수 있으며 치료 효과가 떨어지고 재발해 장기화할 수 있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충분한 기간 팔을 보호하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통증이 너무 심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면 우선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를 복용해 보고,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국소 스테로이드 주사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가 조직의 회복을 도와주지는 않기 때문에 증상이 완화돼도 무리하지 않아야 한다.

 스트레칭, 부목 고정, 마사지, 보조기 등은 치료 효과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며 체외충격파 시술(ESWT), 레이저 치료, 전기 치료는 엇갈리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어 표준화가 필요하다. 현재는 자가혈을 채취해 조직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혈소판풍부혈장(PRP)을 분리·추출해 손상된 힘줄 부위에 주입하는 PRP 주사치료 방법의 장기적인 치료 효과가 확인돼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비수술적 치료 방법에 반응이 없거나 재발 간격이 짧아진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한다. 퇴행·변성된 힘줄 조직과 인접한 뼈를 충분히 제거하고 다발성 천공술로 건강한 조직이 다시 채워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방법이다. 수술 결과는 많은 연구를 통해 매우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팔꿈치 외상과염은 대부분 비수술적 치료로 잘 치료되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에 대해서는 전문의와 상의해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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