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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폭로뒤 구금된 中기자, 체중 40㎏…"삶 마감할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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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중국 우한(武漢) 지역의 코로나19 확산 실태를 전했다가 구금된 중국 시민기자 장잔(張展·38)의 생명이 위태로운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과 국제 인권단체는 그를 즉각 석방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2월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 상황을 보도했다가 '분란 조장, 선동죄'로 구금된 중국 시민기자 장잔(사진)이 오랜 단식투쟁으로 생명이 위독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위터 캡처]

지난해 2월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 상황을 보도했다가 '분란 조장, 선동죄'로 구금된 중국 시민기자 장잔(사진)이 오랜 단식투쟁으로 생명이 위독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위터 캡처]

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는 이날 성명을 통해 “장잔이 석방돼 당장 치료를 받지 않으면 사망할 위험에 처했다”며 그의 석방을 촉구했다.

장의 오빠 장주도 지난달 30일 “장잔이 이번 겨울을 버티지 못할 것 같다”는 트위터 글을 남겼다. 그는 “동생은 현재 키 177㎝에 몸무게는 40㎏이 채 되지 않는 심각한 저체중 상태”며 “전 세계가 장의 노력을 기억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30일 장잔의 오빠 장주는 트위터를 통해 그의 생명이 위독하다고 전했다. [트위터 캡처]

지난달 30일 장잔의 오빠 장주는 트위터를 통해 그의 생명이 위독하다고 전했다. [트위터 캡처]

AFP통신에 따르면 이미 몇주 전부터 그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 시민기자는 최근 장이 구금된 상하이 여성 교도소에 면회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답변이 없다고 했다. AFP는 장의 오빠가 트윗을 올린 뒤로 연락이 닿지 않고 있고, 어머니는 인터뷰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국경없는기자회(RSF)도 장이 현재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혼자서 걸을 수도 없고, 머리조차 들 수 없다며 중국 당국이 그를 석방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의 압박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인권운동가 그웬 리는 “장은 이유 없이 구금돼 감옥에서 삶을 마감할 위기에 처한 것 같다”며 그의 석방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장이 감옥에서 죽게 되면 그의 시신은 중국 당국 손에 넘어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변호사 출신 시민기자인 장은 지난해 2월 방문한 우한에서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취재해 보도했다. 그는 소셜미디어(SNS)에 경비가 삼엄한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병원·화장터 등을 영상으로 찍어 공개했다. 또 일방적인 도시 폐쇄로 상점들이 문을 닫고, 채소 가격이 급상승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국이 충분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도시를 일방적으로 봉쇄했다고 비판했다.

지난 2월 재판에 야윈 모습으로 휠체어를 타고 나온 장잔. [홍콩 명보=연합뉴스]

지난 2월 재판에 야윈 모습으로 휠체어를 타고 나온 장잔. [홍콩 명보=연합뉴스]

중국 당국은 지난해 5월 장이 공공질서를 어지럽혔다는 혐의로 그를 상하이 푸둥 지역의 구치소에 임의 구금했다. 이에 그는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며 단식투쟁을 벌였다. 당시 장은 탄수화물과 단백질 섭취를 끊고, 과일과 쿠키만 먹는 '부분 단식' 투쟁을 했다고 어머니는 전했다.

지난해 12월 상하이 인민 법원에 출석했을 당시 그는 이미 심각하게 야윈 모습이었다. 장의 변호인은 “체포되기 전 74㎏였던 그가 7개월 사이 30㎏ 이상 빠질 정도로 건강이 악화했다”며 교정 당국이 그의 단식투쟁을 막기 위해 손에 수갑을 채운 채 강제로 위에 관을 삽입하고 유동식을 주입했다고 폭로했다. 이로 인해 입과 목구멍에 심한 염증이 생겼다고 했다. 또 면회 당시 양손을 몸에 고정해뒀는데, 이는 관을 빼지 못하게 하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제 사회에서는 인권 탄압이라는 지적이 나왔지만, 법원은 ‘분란 조장·선동’ 혐의에 대해 징역 4년 형을 선고했다. 그는 상하이 여성 교도소에 구금된 뒤에도 단식투쟁을 이어갔다. 지난 2월 재판장에는 휠체어를 타고 참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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