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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D] 은행의 새로운 미래, 인터넷 전문은행

중앙일보

입력

트랜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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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높은 예금 이자율과 대출 상품을 선보이며 국내 세 번째 인터넷 전문은행 토스뱅크가 문을 열었습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 이어 토스뱅크까지 등장하며 이제 인터넷 전문은행은 본격적으로 기존 은행과의 경쟁을 시작했습니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간편한 사용법과 기능 덕분에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뱅크는 월간 사용자가 1,600만 명이 넘고, 최근 출범한 토스뱅크는 보름 만에 17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했습니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여러 경쟁 우위 요소와 다양한 서비스를 지속해서 선보이면서 새로운 금융의 청사진을 제시하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인터넷, IT 발달과 더불어 해외에서 먼저 탄생했습니다. 해외 인터넷 전문은행은 어떠한 특징을 갖고 있을까요?

인터넷 전문은행의 시작

인터넷 전문은행이 생겨난 당시 인터넷이 대표적인 채널이라 붙여진 명칭입니다. 최근에는 모바일, 디지털 전문은행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1990년대 미국에서 처음 도입됐습니다. 이후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많은 국가에서 다양한 형태로 설립되기 시작했습니다.
해외 인터넷 전문은행은 여러 산업 분야의 기업이 출자해 설립된 형태가 많습니다. 은행, 신용카드사와 같은 금융 기업이 설립한 인터넷 전문은행이 있고, GM과 BMW와 같이 자동차 제조 기업이 설립한 인터넷 전문은행도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 텐센트와 알리바바와 같은 대형 IT(정보통신기술) 기업이 설립한 인터넷 전문은행이 대표적입니다. 이러한 인터넷 전문은행은 대부분 출자한 모회사의 상품 판매와 연계된 여신 업무, 결제 서비스 등을 주력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미국, 유럽 등지에서 수많은 새로운 인터넷 전문은행이 등장했지만, 20년이 지나면서 많은 은행이 폐업했습니다. 폐업한 인터넷 전문은행 대부분은 기존 은행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습니다. 일반적인 은행 업무로는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것입니다. 살아남은 인터넷 전문은행들은 증권, 자동차, 유통 등 다른 산업과의 연계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고객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인터넷 전문은행으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금융 상품이나 기존에 제공하지 않았던 새로운 서비스가 필요합니다. 많은 은행이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는 독일의 피도르(Fidor) 은행이나 싱가포르 개발은행(DBS)의 디지뱅크는 확실한 차별화 전략으로 경쟁력을 확보했습니다.

인터넷 전문은행 '토스뱅크'. 연합뉴스

인터넷 전문은행 '토스뱅크'. 연합뉴스

커뮤니티 중심의 새로운 은행  

독일의 피도르 은행은 커뮤니티 기반의 인터넷 뱅킹 전략을 구사합니다. 먼저 피도르 은행은 여러 협력사를 통해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차별화 기반을 닦았습니다. 일반적인 은행 업무 외에 P2P(개인간)대출, 크라우드 펀딩, 주식, 귀금속 거래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이와 동시에 고객 중심의 커뮤니티를 구축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고객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등 각종 소셜 미디어를 활용합니다. 소셜 미디어에서 게시물의 '좋아요' 수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저축예금의 이자가 올라갑니다. 이 과정에서 고객이 직접 이자율 결정에 참여합니다. 유튜브 및 소셜 미디어에서 진행하는 각종 이벤트에 참여할 경우 참여도와 기여도에 따라 별도의 보상을 제공하는 등 고객 커뮤니티의 활성화를 추구합니다.
싱가포르 개발은행(DBS)은 일반 은행이지만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면서 인터넷 전문은행을 설립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존 금융 서비스가 아닌 비금융 생활 플랫폼을 구축했습니다. DBS 마켓플레이스라는 플랫폼을 통해 수백 개 기업과 제휴를 맺어 주택, 자동차, 여행, 교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주택 구매 과정에서 필요한 금융 서비스를 비롯해 중고차 판매와 항공권 구매 및 여행 보험 가입 등의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소상공인을 위한 B2B 서비스는 물론 음식 배달 결제와 같은 B2C 서비스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기존 금융 서비스와 접점을 만들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클라우드 시스템을 활용하고 오픈 API 정책, 모바일 앱 전용 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 은행의 디지털 전환 성공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싱가포르개발은행의 '마켓플레이스'. [사진=싱가포르개발은행]

싱가포르개발은행의 '마켓플레이스'. [사진=싱가포르개발은행]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 등 국내 인터넷 전문은행은 낮은 수수료, 모바일 앱의 편리한 UX(사용자경험) 등을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우며 기존 은행과 경쟁하고 있습니다. 최근 토스는 사용자가 앱에 더 많은 시간을 머물며 커뮤니티 활성화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모바일 앱에 오픈 채팅방 기능을 새로 추가했습니다.
이제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일반 시중은행도 인터넷 전문은행을 설립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려고 합니다. 비금융 서비스 전용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은 이미 진행 중입니다. 기존 고객이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서비스와 온, 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은행 자체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혁신의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입니다.

윤준탁 에이블랩스 대표

윤준탁 에이블랩스 대표

 윤준탁 에이블랩스 대표는 SK플래닛, 한국IBM 등에서 근무했다. 뉴욕대학교에서 기술경영 석사를 취득했다. 1인 컨설팅 기업인 에이블랩스의 대표를 맡고 있다. 인공지능·블록체인 등에 관심이 많고, 디지털 경제와 산업에 대한 3권의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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