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단기간 5000억 달러, 수출 신기록에도 불안한 3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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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월간 수출액이 8개월 연속 5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사진은 1일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 작업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월간 수출액이 8개월 연속 5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사진은 1일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 작업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수출이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액이 555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4% 증가했다. 지난달 수입액은 538억6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37.8% 늘었다. 무역수지는 16억9000만 달러의 흑자를 냈다. 18개월 연속 흑자 기록을 이어갔다.

지난달 수출액은 지난 9월(558억3000만 달러)에 이어 월간 기준으로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이로써 8개월 연속으로 월간 수출액 5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누적 수출액은 5232억 달러였다. 역대 가장 짧은 기간에 누적 수출액 5000억 달러에 도달했다. 수출액과 수입액을 더한 무역 규모는 지난달 26일 1조 달러를 넘어섰다.

통계 수치로는 수출이 호조를 이어갔지만 문제는 앞으로 전망이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과 원자재 가격 상승, 반도체 경기의 고점 논란 등을 주요 과제로 꼽을 수 있다. 지난달 주요 15개 품목 가운데 13개 품목의 수출은 증가세를 보였다. 반도체 수출은 28.8% 늘었고 석유화학(68.5%)과 석유제품(138.1%)·철강(48.6%)·컴퓨터(52.7%) 등의 수출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수출입 실적.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수출입 실적.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반면 자동차(-4.7%)와 자동차 부품(-1.2%)의 수출은 1년 전보다 줄었다. 차량용 반도체의 공급 차질이 지속하면서다. 그동안 자동차 업계는 지난 3분기를 고비로 차량용 반도체의 공급난이 풀릴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내년까지도 차량용 반도체의 공급난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자동차 수출의 전반적인 부진에도 전기차 수출은 지난달 48.5% 증가했다.

원자재 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83.57달러를 기록했다. 7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던 지난달 20일(배럴당 83.87달러)과 비교하면 약간 낮아졌지만 여전히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조만간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들어갈 수 있다고 예고했다. 미국이 긴축을 향해 통화정책의 방향을 돌리면 원화가치가 하락하면서 수입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한 점은 원화가치 움직임에 변수가 될 수 있다. 기준금리 인상은 원화가치의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메모리 반도체인 D램 가격이 하락하는 점도 경계 대상이다. 반도체는 한국의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만일 반도체 업황이 위축하면 전반적인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익명을 원한 산업부 관계자는 “D램 가격이 다소 주춤한 것은 맞다. 하지만 이미 높아진 가격에서 다소 내려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D램 외에 낸드플래시와 시스템 반도체 등 다른 분야에선 선전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의 상승 우려가 있지만 업계를 중심으로 잘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달 중국으로 수출은 24.9% 증가했다. 미국(22.9%)과 유럽연합(EU·19.6%)·아세안(29.2%)·일본(35.2%)·중남미(27.6%)로 수출도 큰 폭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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