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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빠른 일상 회복, 우리 하기에 달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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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핼러윈 데이인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가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뉴시스]

핼러윈 데이인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가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뉴시스]

위드 코로나 첫발, 손실 줄이려면 불가피  

해외 실패서 교훈 얻고 방역수칙 준수해야

오늘 대한민국 공동체가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의 첫발을 내디뎠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652일, 백신 접종을 시작한 지 249일 만의 일이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이행계획 최종안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짓눌렸던 일상이 확 바뀐다. 백신 접종 완료자를 중심으로 결혼식·돌잔치·피로연 등 대규모 행사는 물론, 집회도 허용한다. 백신 접종 유무와 상관없이 수도권은 10명까지, 비수도권은 12명까지 모일 수 있다. 그러나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 위드 코로나의 첫걸음을 내딛는 순간에도 불안 요소가 곳곳에 상존해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방역조치를 세 차례에 걸쳐 순차적으로 완화하는 것도 연착륙의 필요성 때문일 것이다.

어제 핼러윈 데이만 해도 자칫 확진자 급증의 징검다리가 될 수 있어 우려된다. 전날부터 이틀 연속 서울의 대표적 번화가인 용산구 이태원에 엄청난 인파가 몰렸다. SNS와 유튜브 등에 올라온 영상에 따르면 유흥주점으로 보이는 가게 앞에서 핼러윈 분장을 한 외국인들이 ‘턱스크’나 ‘노 마스크’ 상태로 춤을 췄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지켜지지 않았다. 지난해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사태가 떠오를 정도로 아찔하기까지 했다. 정부가 일상회복 1단계 조치를 1일 0시부터가 아니라 오전 5시부터 적용하기로 결정한 것은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위드 코로나를 하루 앞두고 나흘 연속 확진자 수가 2000명대를 기록한 것도 걱정스럽다.

방역상 위험이나 피해를 알면서도 위드 코로나로 가는 것은 사회·경제적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다. 코로나19 사태가 2년째 이어지고 있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일찌감치 위드 코로나 단계에 진입한 선진국들의 성적표는 제각각이다. 70% 수준의 접종률을 근거로 위드 코로나에 진입한 영국에서는 매일 4만 명 이상의 확진자가 쏟아졌다. 인구밀도가 높은 싱가포르와 이스라엘, 네덜란드 등에서도 확산세가 두드러졌다. 반면에 한 달 전 위드 코로나로 진입한 일본은 확진자가 감소했고, 2차 백신 접종을 완료한 전원에게 부스터샷을 지원키로 하는 등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성공한 나라에선 비결을 배우고 실패한 나라는 타산지석으로 삼아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 이후 2~3주가 지나면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할 수밖에 없다” “돌파감염이 복병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정부와 의료진, 그리고 국민 모두가 방역에 대한 긴장의 고삐, 경각심을 놓아선 안 된다. 특히 위드 코로나로 전환해도 높은 백신 접종률은 필수다. 바이러스와 공존하는 일상을 정착시키려면 예방접종에 따른 집단면역과 마스크 쓰기, 손씻기 등 개인방역 수칙 준수가 가장 중요하다. 빠른 일상 회복, 우리가 하기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