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me] SF, 흥행 실패작…'비주류' 작품에서 영화의 앞날 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5면

"영화와 영화제를 재발명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16~18일 경기도 안산CGV에서 열리는 안산국제넥스트영화제(ANeFF) 집행위원장 강한섭 서울예대 교수의 말이다. 지자체가 주도하는 컨셉트 영화제들이 명멸하는 가운데 추가되는 신생 영화제의 당찬 포부다. "영화와 영화제의 넥스트 제너레이션을 고민하는 영화제"라는 것이다.

영화제는 비주류인 SF와 디지털 장편을 전면에 내세우고 유명 감독의 신작 유치 경쟁에서 비켜났다. 숨은 클래식을 재발굴하고 시장에서 외면받은 새로운 영화들을 다시 만나게 한다. 이번 영화제는 내년 6월 정식 영화제를 앞두고 일부 상영작과 섹션을 선보이는 쇼케이스 형식이다.

개막작은 프랑수아 트뤼포의 '화씨451(Fahrenheit 451.1966.사진). 트뤼포 최초의 컬러영화이자 SF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영화다. 레이 브래드버리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고 줄리 크리스티가 출연한다. 전체주의에 맞서는 개인이라는 SF적 주제가 트뤼포의 미학.철학과 잘 맞물린 영화다.

'SF 클래식'섹션에서는 1950년대 숨은 걸작 2편이 국내 첫선을 보인다. '아이가 줄었어요'류의 원조인'기막히게 줄어든 사나이(The Incredible Shrinking Man)'와 할리우드 B급 SF의 원조로 꼽히는 '금단의 혹성(The Forbidden Planet)'이다. "기교나 특수효과는 기대에 못 미쳐도 SF정신만은 무엇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박진형 프로그래머는 말한다.

총 1억원의 상금이 걸린 디지털 장편경쟁부문 '넥스트 필름 어워즈'에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노동석),'사이에서'(이창재),'후회하지 않아'(이송희일), '소풍'(홍남희),'나비두더지'(서명수)가 상영된다. 이명세.최동훈 감독, 영화배우 김민정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충무로 뉴웨이브'섹션은 시장에서 외면받은 충무로의 새로운 경향들을 소개한다. '가족의 탄생''구타유발자들''다세포 소녀''피터팬의 공식''천하장사 마돈나'가 상영된다. 일반 문화인사들이 만든 디지털 영상작품을 선보이는 '아이 디렉터' 섹션도 흥미롭다. 올해는 만화가 이우일씨의 폴라로이드 작품이 상영되고 내년에는 문화평론가 진중권씨, 소설가 신경숙씨 등이 참여한다.

'충무로 뉴 웨이브:새로운 영화를 위한 준비'(16일), '한국 SF영화의 현주소, 그리고 미래'(18일) 등의 세미나도 열린다. www.aneff.org

양성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