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카' 만든 존 라세터 감독 "특수효과 아닌 감정에 파고들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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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디즈니가 세계 최초로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해 만든 영화 '트론'(1982년)은 디즈니에서 그림을 그리던 한 애니메이터의 운명을 바꿔놓았다. 이제는 픽사&월트 디즈니의 창작담당 총괄 사장이 된 존 라세터(49.사진)감독은 당시 제작과정을 본 경험을 "머리 뚜껑이 열리는 것 같은, 그러니까 미래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술회했다. 95년 감독한 세계 최초의 100% 컴퓨터 장편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의 대성공 이후 그는 흥행 감독의 반열에 올랐다. 자신이 감독한 '카'를 최근 DVD로 출시한 그를 e-메일로 인터뷰했다. '카'는 빨리 달려 이기는 것만 추구해온 한 의인화한 스포츠카가 우연히 시골 마을에 발이 묶이게 되고, 그러면서 여유와 배려라는 미덕을 경험하게 된다는 내용.

그는 "관객은 특수효과가 아니라 감정에 호소하는 이야기 때문에 영화를 보러 온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하고 있다"는 말로 자신의 성공 비결을 대신했다. '카'를 만들면서도 자동차들이 진짜처럼 보이게 하는 것은 물론 자신만의 이야기를 간직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는 얘기다.

"2000년 여름 캠핑카를 타고 아내, 아이들 넷과 함께 두 달간 여행을 하면서 느낀 가족 간의 강한 연대감을 작품 속에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과 친구들이고, 목적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 여기가 중요하다는 것을요."

그는 "자동차 애호가들이 영화를 보고 '이야, 저건 진짜 51년식 허드슨 호닛이네'라고 말하는 소리를 듣는 게 정말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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