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 서울에 갤러리 갖춘 종합매장 설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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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릭 토마 에르메스 회장이 8일 서울 청담동 ‘메종 에르메스 도산파크’ 개설 행사에서 선 채로 국내외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에르메스는 이날 행사를 위해 한국을 비롯해 유럽.중국.일본 등지에서 기자 200여명을 초청했다. 조용철 기자

"오늘 문 여는'메종 에르메스 도산파크'는 한국의 문화와 에르메스의 문화가 만나는 곳입니다."

프랑스 명품업체 에르메스 인터내셔널의 패트릭 토마(59) 회장은 8일 "한국은 우리 회사의 네번째 큰 시장이며 향후 성장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에르메스가 서울 청담동 도산공원 입구에 사옥 겸 첫 종합매장(메종 에르메스) 을 여는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였다. 아울러 열린 기자간담회엔 이 회사가 유럽.중국.일본 등지에서 초청한 200여명의 내외신 기자가 참석했다.

'메종 에르메스 도산파크'는 지하 4층,지상 6층에 연면적 2300평, 매장면적 273평 규모의 건물이다. 판매시설과 함께 에르메스 역사를 보여주는 아담한 박물관, 예술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 북 카페, 사무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에르메스가 이런 형태의 대단위 종합 매장.사무용 시설을 세운 건 프랑스 파리,미국 뉴욕,일본 도쿄에 이어 네번째다.

에르메스코리아는 1997년 설립 후 연평균 6% 이상의 꾸준한 성장을 해 지난해 국내에서 약 1000억원 (면세점 포함)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일본.프랑스.미국에 이어 세계 네번째 규모다. 에르메스는 35개국에 진출해 지난해 총 14억2700만 유로(약 1조70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토마 회장은 "에르메스는 부산국제영화제를 후원하고 미술상을 제정하는 등 한국 문화 발전에 기여하는데 힘써왔다"며 "메종 에르메스에 마련한 갤러리가 요긴한 문화예술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에르메스의 세계시장 전략과 관련해 그는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시장을 겨냥해 상하이에 서울과 같은 시설을 마련하는 걸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르메스가 세계적 명품으로 자리잡은 비결에 대해서는 "우리 제품은 한 번 쓰고 버리지 않고 대(代)를 이어 물려가며 사용한다"며 "투철한 장인 정신으로 물건을 만들고 혁신하는 자세 덕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제품을 내놓기 전에 '에르메스-파리(HERMES-PARIS)'라는 상표를 찍어도 좋은 지 고민한다"는 말도 했다. 장 루이 뒤마 에르메스 전 회장에 이어 3월 취임한 그는 에르메스에서 오너 일가 출신이 아닌 첫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전임 회장이나 나나 같은 전문경영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염태정 기자<yonnie@joongang.co.kr>
사진=조용철 기자 <youngc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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