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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수백조원 투입, 코로나로 침체한 경기 살리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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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신임 총재는 29일 당선 직후 연설에서 “정치가 국민에게 다가서지 못하고, 신뢰를 잃고 있는 민주주의의 위기 상황”이라며 “열린 자민당, 일본의 밝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날 오후 도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기시다는 결선투표에서 257표를 획득해 고노 다로(河野太郞) 행정개혁담당상(170표)을 87표 차이로 누르고 차기 총재에 당선됐다. 기시다는 다음 달 4일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중·참의원 표결을 거쳐 100대 일본 총리로 선출된다. 자민당 총재 임기는 2024년 9월 말까지다.

기시다는 당선 연설에서 “코로나19 대책을 필사적인 각오로 이어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며 코로나19로 침체한 경기를 살리기 위한 수십조 엔(수백조원) 규모의 경제 대책을 연내에 수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일본 새 총리 기시다 후미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일본 새 총리 기시다 후미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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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는 당초 예상을 벗어났다. 일본 언론들은 국회의원 표와 당원(당비를 내는 일본 국적자)·당우(자민당 지원단체 회원) 표를 같은 비율로 집계하는 1차 선거에서 고노가 큰 표차로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안정감을 내세워 자민당 파벌들의 지지를 골고루 확보한 기시다가 당선됐다. 일반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고노는 ‘당 개혁’을 내세우며 젊은 의원들의 지지를 확보했으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와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로 대표되는 자민당 기득권 세력에 도전하는 모양새를 띠면서 견제 대상이 됐다.

이번 총재 선거에 출마했던 후보들이 차기 내각에 등용될 가능성도 있다. 기시다는 이날 오후 6시부터 열린 기자회견에서 “새 후보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전 총무상은 1차 투표에서 본래 예상이었던 100여 표를 크게 웃도는 188표를 획득해 보수의 새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자민당 임원 임기를 ‘1기 1년, 3연임’으로 제한하는 것을 공약으로 내세운 기시다는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당내 인사에 나선다. 5년 동안 간사장 자리를 지켜온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은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시다의 당선에 “우리 정부는 새로 출범하게 될 일본 내각과 한·일 간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을 위해 계속해서 협력해 나가고자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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