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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마라톤] 기다렸다 11월 2일 … 야망의 마이웨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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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서울 국제마라톤이 이틀 남았다. 그동안 당신은 열심히 뛰어왔다. 나름대로 몸도 만들었다. 그러나, 마라톤 대회를 앞두고는 긴장될 수밖에 없다. '10㎞쯤이야…'하고 여유를 부려보지만, 조금 걱정이 된다. 42.195㎞ 풀코스를 처음 뛴다면 말할 것도 없다. 과연 완주할 수 있을까, 제한 시간(5시간) 내에 들어올 수 있을까. 불안한 마음이다.

week&이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을 위해 'D-2 가이드'를 꼼꼼하게 제시한다. 마라톤 전 국가대표 방선희(31.중앙마라톤교실 감독.사진(下))씨가 지도를 맡았다.

◇ 몸을 데워라=대회 이틀 전인 오늘은 하루쯤 연습을 쉬면서 몸을 추스르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대회 전날은 반드시 적당한 운동으로 몸을 풀어준다. 물론 평소 연습량대로는 아니다. 먼저 근육에 무리가 가지않게 정적인 스트레칭을 10분 정도 한 뒤, 평소 달리는 속도의 60~70%의 강도로 조깅을 40분 한다. 정적 스트레칭과 동적 스트레칭(정적 스트레칭 동작에 반동을 주는 것)을 섞어 10분 정도 하는 것으로 워밍업을 마친다. 1천m를 평소 속도의 80% 정도로 달린 뒤, 평소의 50% 정도 속도로 조깅을 10분 하고, 스트레칭을 10분 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대회 당일은 출발 시간 3시간(10㎞ 참가자는 2시간) 전까지 식사를 마친다. 평소 아침을 거르던 이라도 이날만큼은 찰밥으로 식사를 한다. 대회 1시간 전에 화장실에 다녀오고, 번호표 등을 확인한 뒤 워밍업(스트레칭 10분→조깅 20분→정.동적 스트레칭 10분)을 한다. 워밍업이 끝나면 다시 화장실을 다녀온 뒤 출발선상에서 대기한다. 대기 중에도 제자리뛰기나 동적 스트레칭을 계속해 맥박수가 떨어지지 않도록 한다.

◇ '오버'는 나의 적= 아마추어들이 완주에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은 '오버 페이스'다. 힘이 있을 때 빠른 속도로 뛰어두면, 뒤로 가서 좀 처지더라도 어느 정도 기록이 나오겠지 하는 생각이 중도탈락의 원인이다. 모든 구간을 일정한 속도로 뛰어야 에너지 소모가 적다.

완주 목표시간을 잡고 이에 따라 5㎞ 단위로 구간 속도를 정한 뒤 그에 맞춰 뛰어야 한다. 주 3회, 회당 평균 20㎞를 1년 이상 꾸준히 뛰어온 사람이 풀코스에 첫 출전했다면 4시간30분 완주(5㎞당 약 32분)를 목표로 삼으면 무난하다. 20㎞까지는 구간 목표 시간보다 1, 2분 정도 늦게 뛰는 것이 좋다. 후반에 힘이 떨어질 때를 대비해서다.

◇ 물을 마셔라=마라톤 코스에는 5㎞ 지점마다 급수대가 설치돼 있다. 아마추어들이 가장 많이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가 초반 5㎞, 10㎞ 지점의 급수대를 그냥 지나치는 것이다. 땀이 많이 나지 않는 선선한 날씨에는 특히 이런 실수를 하기 쉽다.

하지만 목이 마를 땐 이미 늦다. 갈증이 난다는 것은 몸에 수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수분이 부족해지기 전에 미리 보충해줘야 한다. 급수대가 나타날 때마다 물을 마셔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라. 경험이 많은 선수들은 물을 낚아채 달리면서도 마실 수 있다. 하지만 아마추어로서는 쉽지 않은 일. 괜히 뛰면서 마시려다가 물을 흘리거나 체하기 일쑤다.

차라리 급수대가 나타나면 잠시 멈춰서 물을 마셔라. 기껏해야 몇초의 시간을 아끼려다가 수분 부족에 시달리게 되면 완주도 어렵다. 허기를 채우기 위해 바나나 등을 섭취하는 것도 좋다.

◇ 통증이 신호다=이미 수십㎞를 달려왔다. 다리는 후들거리고 심장은 터질 듯이 뛴다. 완주를 목표로 하지만, 마라톤 때문에 건강을 해칠 수는 없다. 괴로움을 견디고 더 뛸 것인가, 아니면 여기서 포기할 것인가.

이때 당신이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은 통증이다. 발목이든 무릎이든 신체 어느 부위라도 지속적으로 통증이 느껴진다면 일단 멈춰야 한다.

통증 부위를 살펴보고 가볍게 걸으면서 이상이 생겼는지 꼼꼼하게 살핀다. 부상했다면, 아쉬워도 이번 경기는 포기해야 한다. 통증은 없는데 몹시 숨이 차고, 심장이 터질 것 같다고? 심장질환자가 아니라면 계속 뛰어라. 마라톤은 극기(克己)다.

◇ 마라톤 계속하려면=마침내 완주했다. 결승선을 통과한 뒤 트랙에 털썩 주저앉아 숨을 몰아쉰다. 한참 쉬고 난 뒤 옷을 갈아입고 집에 가는 것이 전형적인 아마추어. 물론 그래도 된다. 당신이 두번 다시 마라톤 대회에 나올 생각이 없다면.

계속 운동을 하고 싶다면 결승선을 통과한 뒤에도 계속 뛰어라. 평소의 반 정도 속력으로 10분 가량 조깅한 뒤, 스트레칭 10분으로 마무리한다. 이 20분으로 5시간 동안의 피로를 풀 수 있다.

대회 다음날은 가볍게 40분 정도 조깅을 한다. 근육통이 매우 심한 경우는 하루 정도 쉬어도 된다. 하지만 이틀째는 다음 대회를 위해 반드시 훈련을 다시 시작한다.

구희령 기자
권혁재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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