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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사업으로 연매출 120만 달러, 한국 고교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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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홍석원 올라가 대표가 진동 점자 스마트워치 디자인을 들어 보이고 있다. [CNBC 캡처]

홍석원 올라가 대표가 진동 점자 스마트워치 디자인을 들어 보이고 있다. [CNBC 캡처]

한국의 17세 고교생 사업가가 의류 브랜드 사업에서 연간 매출 120만 달러를 올려 주목을 받고 있다고 미국의 경제매체 CNBC가 최근 보도했다. 패션 브랜드 올라가의 홍석원 대표다.

올라가는 순우리말에서 따왔다. 어디든 즐겁게 올라가자는 마음을 담았다고 한다. 올라가의 주력 상품은 1만~2만원대 티셔츠와 5만~6만원대 트레이닝복이다. 수박·구름 같은 단순한 디자인이 ‘MZ세대’(밀레니엄+Z세대, 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홍 대표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학생 때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했던 것을 의류 브랜드 사업을 시작한 계기로 소개했다. 그는 “학교에 적응하기가 어려웠다. 인생을 바꿀 수 있는 뭔가를 찾아야 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네이버에서 유명 브랜드의 중고 의류를 파는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금세 한계에 부딪히면서 사업 방향을 바꿨다고 한다. 그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5000달러를 빌려 독자적인 의류 판매 사이트를 열었다. 이게 올라가의 시작이었다. 올라가는 최근 10~20대가 많이 찾는 패션 플랫폼인 스타일셰어에서 티셔츠 부문 1위에 올랐다. 올해 초에는 미국 하버드대 학생조합과 협업으로 브랜드 가치를 더욱 키웠다.

그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스마트워치 사업에도 진출했다. 시각장애인이 시계에 표시된 점자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기기다. 점자 스마트워치는 이미 시장에 나와 있지만 가격이 비싼 편이다. 일반적으로 300달러 이상을 호가한다.

홍 대표는 학교에서 장애인에 대해 수업하면서 저렴한 가격의 대안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동시에 좋은 사업 기회라고 판단했다고 CNBC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이후 홍 대표는 점자 스마트워치에 대한 시장 조사에 나섰다. 시각장애인들의 요구 사항을 파악해 80달러짜리 점자 스마트워치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투자금 30만 달러를 모으는 과정에선 패션 브랜드를 경영한 노하우가 도움이 됐다고 한다. 그는 패러독스컴퓨터스라는 회사를 설립한 뒤 점자 스마트워치 수백 대를 팔았다. 중국에서 3000대의 사전 주문을 받고 현재 제작 중이라고 한다.

홍 대표는 서울에 있는 미국계 국제학교에 재학 중이다. 그는 CNBC 인터뷰에서 “사업이 급성장하면서 학교를 그만둘까 생각했다. 하지만 수많은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났는데 그들은 나에게 대학을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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