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다고 수신료 올리는 KBS, 골프·콘도 회원권만 84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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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500원에서 3800원으로 수신료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KBS가 80억원이 넘는 골프 콘도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 오종택 기자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 오종택 기자

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은 2020년 KBS 결산승인안 검토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KBS는 84억 5000만원 상당의 골프·콘도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다. 검토보고서는 국회 과방위가 작성했다.

보고서는 "KBS는 광고 영업 목적의 골프회원권과 전체 현원에 비해 과도하게 많은 콘도회원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0년회계연도 결산서를 살펴보면 KBS의 기타비 유동자산(약 817억원) 중 보증금은 모두 141억 5849만원이다. 보증금은 사무실 임차료, 직원 사택 전세 보증금 등이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콘도와 골프장 회원권으로 모두 84억 5000만원이다. 전체 보증금의 약 60%에 이른다.

골프회원권은 경기 용인시 88CC 2개 구좌로 2003, 2013년에 각각 매입했다. 취득가액은 각각 2억5000만~2억6000만원 선이다. KBS가 2016년부터 최근 5년간 이 회원권으로 라운딩한 횟수는 74회다.

보고서는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 일부 직원만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회원권을 보유할 필요성이 있는지 의문이 있다”면서 “KBS는 광고부서의 판촉업무 목적을 위해 광고국장 등 기명 4인으로 매입했고 자격 없는 자가 이용할 수 없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하지만 광고 영업 목적이라는 설명은 KBS가 재원 중 수신료의 비율을 확대하려고 하는 것과는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콘도회원권의 경우 KBS가 보유한 구좌는 총 397개에 달한다. 보고서는 “KBS 직원수(4400명)에 비해 회원권을 과도하게 보유하고 있다. 매년 콘도 사용 인원도 감소하는 추세이며 직원들의 사용률은 일부 콘도와 성수기에만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KBS의 방만 경영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골프회원권이나 과도한 규모의 콘도회원권을 보유하는 것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으므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정 보도
-2021년 9월 6일 게재한 ‘돈 없다고 수신료 올리는 KBS, 골프·콘도 회원권만 84억’ 기사에서 KBS가 취득한 골프회원권 2개 구좌의 취득 가액을 25억~26억원 선으로 보도했습니다. 실제 취득 가액은 2억 5000만~2억 6000만원 선이기에 바로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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