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당 최고 2477원…9개월새 25% 오른 휘발유 가격

중앙일보

입력

휘발유 가격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 가격은 9개월 새 25%가량 올랐다.

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국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L당 평균 1643.22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셋째 주(1317원)와 비교해 24.8% 올랐다.

휘발유 가격 추이. 자료: 오피넷

휘발유 가격 추이. 자료: 오피넷

서울의 휘발유 가격은 지난 7월부터 L당 1700원을 넘었다. 1일 평균 가격은 L당 1727.60원으로 지난해 11월 대비 22.8% 상승했다. 서울 중구에 있는 S 주유소는 보통 휘발유를 L당 2477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는 국제 유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수요 감소로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가격(선물 기준)을 기록하기도 했던 국제 유가는 올해 들어 전 세계 경제 회복 움직임 속에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초 47달러 선에서 거래됐던 서부텍사스유(WTI)는 1일 배럴당 68달러(10월 인도분 선물)대로 가격이 올랐다.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업계에서는 나온다. 석유 수요는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데 공급을 늘릴 주체가 사실상 OPEC+밖에 없어서다. 미국의 셰일가스는 친환경 정책을 강조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 취임 이후 생산이 정체되고 있다.

특히 한국은 원화 가치가 떨어지는(환율은 상승) 추세라 기름값 부담이 더 커진다. 기업들이 해외에서 원유를 사 오는 가격이 그만큼 올라가기 때문이다. 고유가는 기업 생산비용을 높이고, 이는 재화 가격에 전가돼 소비자 물가도 끌어올린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국제 유가가 배럴당 평균 70달러까지 오를 경우 국내 소비자물가는 0.8%포인트 상승 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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