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10배 인상 납득 못해"

중앙일보

입력

지난 1일 아파트안 입주자대표회의 사무실에서 취재차 만난 동부센트레빌 부녀회 조제음(55)·박춘자(65)공동대표는 "부녀회에서 특별히 자랑할 것도 없는데…"라며 선뜻 입을 열지 않았다. 이들은 또 "입주민들의 대표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도 함께 계셨으면 좋을텐데'라는 입장도 밝혔다.

결국 인터뷰 내용을 부녀회에 한정하겠다는 취재 기자의 제안을 받아들여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부녀회장들은 처음과 달리 차분하면서도 명확하게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다. 이 아파트의 경우 3명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데 이영선(58)공동대표는 개인 사정상 짬을 내지 못해 2명의 공동대표와 1시간30여분동안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부녀회를 비롯한 입주민들의 최대의 관심사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인터뷰를 부녀회 활동에 한정하기로 당초 약속했지만 마침 언론과 인터뷰 기회가 마련됐으니 얘기하겠다. 부녀회뿐만 아니라 우리 입주민 모두의 최대 이슈는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와 양도소득세 문제다. 우리 아파트 예를 들어보자. 18층 53평형의 경우 지난해 종부세가 110만원 부과됐는데 올해는 1000만원이 넘는다는 얘기가 주민들 사이에 돌고 있다. 1년만에 1000%이상 인상된다는 것이 말이 되는냐.세금 정책은 국민들 대다수가 납득할 수있는 수준으로 인상되야 하는데 1년만에 10배 이상의 세금을 내라면 누가 선뜻 받아들이겠는가.

한마디로 말도 안되는 세금 정책이다.우리 아파트 주민 805가구중 300여가구가 주공아파트였던 20년전부터 살아온 재건축 조합원들이다. 또 입주민 대부분이 1가구 1주택자들이며 이들에게 아파트는 투기의 수단이 아닌 주거의 수단이다. 그런데 아파트 값이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위헌 논란까지 빚고 있는 종부세를 부과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그리고 우리 강남주민들이 아파트 값을 올렸나. 정부의 잘못된 주택정책 때문이 아닌까. 그런데 왜 강남에 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우리가 세금 폭탄을 맞아야 하는가.그렇다고 무작정 세금을 내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다. 투기꾼에게는 중과세를 하되 이중 과세로 위헌 논란이 있는 종부세는 폐지되야 한다.

양도소득세도 문제다. 특히 우리 아파트는 특별한 소득없이 퇴직 연금 등으로 생활하고 있는 고령 입주자가 상당히 많다. 이때문에 고령자중 일부는 재산세와 종부세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아예 이사를 가거나 월세를 주고 세금을 물어내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 기막힌 것은 이사를 가고 싶어도 양도소득세를 물고 나면 강남이나 분당 지역의 비슷한 평형대의 아파트를 살수도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이다. 1가구 1주택자에게는 양도소득세를 폐지하거나 대폭 감면해줘야 한다. 특히 지방으로 이사를 가거나 수도권의 작은 평형대로 이사를 가는 1가구 1주택 고령자에게는 양도소득세를 부과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면 부동산값 안정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나.

-부녀회의 운영 방침은.
입주민들의 화합과 친목 도모를 최우선의 목표로 삼고 있다. 또 아름다운 아파트 만들기에 부녀회가 앞장서고 싶은 마음이다. 불우이웃 돕기도 빼놓을 수없는 부녀회 사업중 하나다.

-부녀회의 향후 계획은.
내년에 지방의 시골마을과 자매 결연을 맺어 농수산물 팔아주기 행사도 열고 인적 교류도 활발히 진행할 계획이다. 또 입주민 화합을 위해 가칭 주민한마당 축제를 매년 개최할 방침이다. 이밖에 소년소녀가장 등 불우이웃 돕기 대상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프리미엄 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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