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떠올라 TV 껐다" 2030군필자 PTSD 오게 만든 드라마

중앙일보

입력 2021.08.30 16:43

업데이트 2021.09.03 13:36

넷플릭스 드라마 'D.P.'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드라마 'D.P.' [사진 넷플릭스]

"예비역인데 드라마 보고 PTSD(외상후 스트레스장애)가 왔다"

한국군 폭력을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D.P.'(디피)를 본 2030 예비역들의 반응이 뜨겁다. 너무 '극사실적'으로 군 생활을 묘사했다는 평가다.

30일 온라인커뮤니티에는 "18군번 짬찌(군 생활을 의미하는 은어)인데, 내 훈련소 생활과 너무 비슷하다"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 "군 생활이 갑자기 생각나 꺼버렸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주인공인 이등병 안준호역을 맡은 배우 정해인(33)은 제작발표회에서 "너무 긴장돼서 '이병 정해인' 했다가 NG가 났다"며 "내무반 세트장부터 극사실주의로 구성돼 군복을 입고 들어가니 아찔하게 실감이 나더라. 관등성명을 하다가 실제 내 이름을 말했다"고 밝혔다.

웹툰작가 김보통(본명 김호열)의 2015년작 'D.P. 개의 날'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탈영병들을 잡는 헌병 군무 이탈 체포조(Deserter Pursuit)의 이야기를 다룬다.

각 에피소드는 군내 부조리와 가혹 행위가 상세하게 묘사돼있다. 군 생활 중 한 번쯤 당해봤거나, 주변에서 봤을 법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D.P.'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드라마 'D.P.' [사진 넷플릭스]

드라마 'D.P.'. [사진 넷플릭스]

드라마 'D.P.'. [사진 넷플릭스]

못 박힌 벽에 후임병을 몰아세워 상처를 입히는 것을 비롯해 ▶후임병에게 자위행위를 강요하고 ▶단체집합 시켜 구타하고 ▶코를 고는 후임병에게 방독면을 씌운 뒤 물고문을 하고 ▶바지를 벗겨 라이터로 체모를 태우고 ▶'로열젤리'라며 후임의 입에 가래침을 뱉는 등의 가혹 행위가 여가 없이 묘사됐다. 헌병대장과 장교·부사관 간 첨예한 갈등도 담겼다.

"6·25 때 쓰던 수통도 못바꾸는데 軍바뀌겠냐"

구교환(한호열 상병역)이 군내 부조리에 대해 "바뀔 수도 있잖아, 우리가 바꾸자"고 하지만, 탈영병이 된 조현철(조석봉 일병역)은 "부대에 있는 수통에 1954이라고 적혀있다. 6·25 때 쓰던 거라고"라며 "수통도 못 바꾸는데 무슨"이라고 되묻는다.

드라마의 뜨거운 반응에 군 안팎에선 난감하다는 기류가 역력하다. 최근 해·공군 여군 부사관 사망사건을 비롯해 부실급식, 육군훈련소 인권침해 등 각종 사건이 터져 나온 상황에서, 이 드라마가 '현실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외신들도 이 드라마가 한국군의 현실을 잘 반영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뉴스위크는 "한국군의 어두운 면을 잘 탐구했다"고 평가했고, 영국 매체 NME는 "잔혹한 구타부터 성폭행, 비인간적 굴욕과 괴롭힘까지 이런 묘사는 슬프게도 과장이 아니다"라며 "한국군 내괴롭힌 기사를찾아보라"라고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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