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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잇단 사고에도…"라이다는 바보나 쓴다" 머스크의 고집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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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라이다에 의존하는 회사들은 앞으로 불행해질 것"

테슬라가 자율주행차에 필요한 주변 정보 수집에 라이다(LiDAR·Light+Radar) 대신 저렴한 카메라를 활용하겠다는 고집을 꺾지 않고 있다. 라이다는 수백만번 주파수를 쏜 뒤 되돌아 오는 시간을 계산해, 테슬라의 차량은 8대의 카메라가 찍은 영상을 활용해 각각 주변 정보를 파악한다. 라이다는 한 대에 50만원대 후반에서 100만원대 초반에, 카메라는 대당 5만∼10만원대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라이다는 바보들이나 쓰는 장치다. 라이다에 의존하는 회사들은 앞으로 불행해질 것"이라고 호언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자율주행차의 주변 정보 수집에 적합한 기술이 라이다냐 카메라냐로 갈리는 것은 테슬라의 자율주행 차량이 최근 심야에 잇따라 교통사고를 냈기 때문이다.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현재까지 테슬라 차량이 낸 11건의 사고를 조사한 결과 다수의 사고가 야간에 발생했고 차량 경고등이나 야간 조명 등을 카메라가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기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테슬라 'AI 데이' 행사에서 소개된 카메라를 활용한 자율주행 기술. [유튜브 캡처]

테슬라 'AI 데이' 행사에서 소개된 카메라를 활용한 자율주행 기술. [유튜브 캡처]

테슬라, "AI로 영상정보 분석 정확도 높일 것"

하지만 테슬라는 현재 자율주행기술의 한계를 인공지능(AI)을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테슬라는 최근 ‘인공지능(AI) 데이’를 열고 자체 자율주행기술인 '오토파일럿'의 한단계 업그레이드한 기능을 선보이기도 했다. 특히 테슬라는 NHTSA가 오토파일럿과 연관된 충돌사고에 대해 공식 수사에 착수한 지 1주일도 안돼 AI데이 행사를 열었다.

테슬라의 계획은 AI의 ‘딥 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통해 차가 운행하는 도로 위의 상황을 인식하고 차량을 제어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테슬라 차량은 장착된 8개의 카메라를 통해 들어온 영상 정보를 AI로 분석한다. 이 정보를 활용해 자동차가 스스로 주변 환경에 대처해 주행한다. 안드레이 카파시 테슬라 AI 개발 총괄이사는 “뉴럴넷(AI신경망)이 스스로 데이터를 압축하고, 학습해 처리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또 차량 판매가 늘수록 그 차량들을 통해 수집되는 도로 데이터를 축적해 자율주행 기술을 더 발전시킬 수 있다고 자신한다.

자율주행 기능의 일부인 차간 거리 유지. [사진 현대차]

자율주행 기능의 일부인 차간 거리 유지. [사진 현대차]

현대차, G90에 라이다 장착 계획  

테슬라의 이같은 입장은 구글의 웨이모나 현대차 등이 라이다로 주변 정보를 수집하는 것과 비교된다. 이들은 카메라만으로는 도로상황 정보를 수집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2022년형 플래그십 세단 ‘G90(코드명 RS4)’에 카메라뿐 아니라 프랑스 발레오의 2세대 라이다 센서 2대를 장착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 차량에 장착된 레벨2 수준보다 향상된 레벨3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이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자율주행 레벨2는 운행 중 갑작스런 상황 발생시 운전자가 조작을 해야 하는 단계다.

자율주행 중 차량이 알아서 위기 상황을 대처하는 수준이 레벨3 단계다. 사고가 발생한 테슬라 차량들은 레벨2와 3의 중간 단계로 평가된다. 볼보 역시 내년 출시할 ‘XC90’ 전기차에 라이다 센서를 표준사양으로 탑재한다. 이미 볼보 차량에 탑재돼 있는 카메라와 레이더를 포함해 루미나의 라이다 센서까지 모두 갖춰 안정성을 더 높이겠다는 것이다. 폴크스바겐은 아르고 라이다를 활용한다.

자율주행기술개발 업체 모셔널 브랜드를 래핑한 제네시스 G90. [사진 현대차]

자율주행기술개발 업체 모셔널 브랜드를 래핑한 제네시스 G90. [사진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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