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프간인 수용, 다양한 국가와 접촉”…정의용 “초보적 가능성만 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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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에서 탈출한 난민들이 21일 워싱턴에 도착해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AP

아프가니스탄에서 탈출한 난민들이 21일 워싱턴에 도착해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AP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탈출시킨 난민들을 한국 내 미군기지에 임시 수용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다양한 국가와 접촉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초보적 가능성만 논의했고, 협의가 진행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한미군도 “관련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2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국무부 대변인은 관련 질의에 대해 “국무부는 (아프간인) 대피 노력을 도울 수 있을지 모를 미 군사시설을 가진 다양한 나라와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무부 대변인은 “이 전례 없는 임무에서 도움을 줬거나 도움을 검토하는 모든 우리 동맹에 감사하다”면서도 “우리는 비공개 외교적 논의나 수송 계획에 관해 세부사항을 공유할 수는 없다”고 말을 아꼈다.

미 합참의 지역작전 담당 부국장인 윌리엄 테일러 소장 역시 언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 외에는 세부사항을 알지 못한다”며 “아프간인과 미국인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계속 도움을 주는 모든 파트너와 동맹에 매우 감사하다”고만 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지난 2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아주 초보적인 가능성을 초기 단계에 논의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심각하게 논의된 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현재는 협의가 전혀 진행되고 있지 않다”며 주한미군 기지에 난민을 수용하려면 반드시 한국 정부 허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한미군 역시 임시숙소 지원과 관련한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리 피터스 주한미군 대변인은 23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의 관련 질의에 대해 “현재까지 주한미군은 아프간에서 출국하는 사람들에게 임시숙소나 다른 지원을 제공하라는 임무를 받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피터스 대변인은 “만약 지시가 내려지면 주한미군은 미-한 동맹과 강력한 연합방위태세를 제공하고 유지해야 하는 의무를 유지하는 가운데 미 국무부와 국방부, 한국 정부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 보도에서 “미국 정부가 한국 등 해외 미군기지에 아프간 피난민을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현재 버지니아주, 인디애나주, 캘리포니아주를 아프간 피난민의 잠재적 주거지로 고려 중이며 일본·한국·독일·코소보·바레인·이탈리아 내 기지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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