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탁구도 "속도 전"|상대 허 찌르는 3구 공격 능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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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북한남자탁구가 전천후 공격형 수비수 이근상에 이어 이번엔 신예 비밀병기인 최경섭(20)을 등장시켜 새로운 회오리바람을 몰아오고 있다.
김일성 종합대학에 재학중인 최경섭은 지난해 12월 인도 뉴델리에서 벌어진 아시아 쥬니어 선수권개인단식에서 우승, 주목을 끌었으나 이후 북한대표팀의 명단에는 빠져 있어 중국과 한국의 경계대상에서 제외돼 있던 인물.
최경섭은 힘과 투지가 좋아 행동반경이 큰 파워 드라이브가 일품이며 찬스마다 터져 나오는 백 드라이브 및 백 푸시가 상대의 의표를 찌른다.
윤길중 한국 남자 팀 코치도『최경섭이 이렇게 급성장 할 줄 예상 못했다』며『뚜렷한 대비책을 미리 세워 놓지 못해 걱정이 앞선다』고 실토했다.
북한은 대표팀의 지도에 사상전·투지 전·기술 전·속도전의 4단계방법을 채택, 나름대로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상전에서는 정신무장강화교육을 시키고 투지 전에서는 각종 체력단련으로 인내심을 배양시킨 뒤 기술훈련에 들어간다는 것.
그러나 정작 북한탁구의 핵심은 속도 전으로 경기운영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서브에 이은 제3구 공격은 말할 것 없고 서비스리시브를 바로 공격에 연결하는 과감한 플레이를 전개하고 있는 것.
집요한 커트수비를 위주로 하는 이근상을 제의하곤 모두 템포 빠른 공격을 구사하고 있다.
홍차옥(20·한국화장품)이「국내용 선수」의 불명예를 완전히 씻었다.
홍은 에이스 현정화가 북한 유순복에게 기선을 제압 당해 패색이 짙은 가운데 두 번째 단식에 나서 세계랭킹 3위의 북한 에이스 이분희에게 2-1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흐름을 바꿔 놓아 팀 승리의 일등공신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여자 팀 이유성 코치는『현정화가 졌을 때 승패가 결정 났다고 생각했는데 홍차옥이 이렇게 잘 싸워 줄 줄 몰랐다. 1백50%의 실력을 발휘해 준 홍차옥이 고마울 뿐』이라고 감격에 겨워 말을 채 끝맺지 못했다.
현정화와 전국대회 단식결승에서 다섯 차례 대결, 4승1패의 확연한 우위를 지키면서도 국제대회에서는 의외로 부진,「국내용 선수」 라는 소리를 듣던 홍차옥이 비로소 홀로 서기에 인정을 받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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