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공관피신 미 민간인 처형위협/서방공관 식량배급 10월부터중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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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요르단 봉쇄 동참ㆍ미항모 페만진입
【뉴욕ㆍ바그다드ㆍ암만 외신 종합=연합】 이라크는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에 피신해 있는 외교관신분이 아닌 일반 미국인들을 교수형에 처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고 베이커 미 국무장관이 26일 밝혔다.
베이커 장관은 이라크 당국이 바그다드 주재 대사관에 피신중인 일반인의 명단을 제출해주도록 미국에 요청했으며 그들을 교수형에 처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그같은 (외교)각서를 받았다』고 말해 보도내용이 사실임을 확인했다.
베이커 장관은 미국은 각서를 읽고 심한 불쾌감을 느꼈으며 요청을 거부했다고 밝히고 미국은 이라크 당국이 요청한 명단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라크 정부는 이와 함께 26일 아랍권 국가를 제외한 모든 바그다드 주재 외국대사관에 대해 10월1일부터 식량할당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해 왔다고 외교관들이 전했다.
외교관들은 이라크 외무부가 유엔이 대 이라크 공중봉쇄를 결의함에 따라 식량부족이 예상되기 때문에 10월1일부터 외국대사관에 대한 식량배급을 중단하겠다는 비망록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유엔의 대 이라크 공중봉쇄 조치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의 여객기 이착륙을 허용하던 요르단이 결국 26일부터 이를 이용한 이라크와 쿠웨이트내 외국인들의 수송을 중단시키는 것을 포함,유엔의 결의안을 준수하기로 결정함으로써 이라크가 유지하고 있던 최후의 정기 국제항공노선도 사실상 단절됐다.
시리아와 터키정부도 유엔의 공중봉쇄 결의안을 이행할 것임을 밝히고 있으나 이란쪽은 무역제재조치의 엄격한 준수를 거부,이라크로서는 이란의 물자공급에 크게 의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미 국방부 발표에 의하면 이라크는 남부 지역과 쿠웨이트 점령지역의 주둔병력 규모를 지난주의 36만명에서 다시 약 43만명 수준으로 증강,사우디의 사막과 페르시아만해상에 있는 약 16만5천명의 다국적군에 대비하고 있는 상태다.
바레인의 한 군사 소식통은 미 해군 항모 인디펜던스호와 70대의 탑재기가 곧 페르시아만에 진입,이곳에 있는 미국과 서방측의 전단에 합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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