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무대 대 잇는 연예인 2세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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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코미디언 서영춘씨의 3녀 서현선 양(21)과 연극배우 추송웅씨의 2남 추상론 군(20)이 작고한 아버지의 뒤를 이어 각각 코미디언과 연기자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들은 아직은 첫걸음이지만 연기자로서 피를 이어 커 나갈 가능성을 인정받으며 신선 감을 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지난5월 KBS코미디 탤런트선발대회에서 은상을 차지하며 코미디 계에 발을 들여놓은 서현선양(서울예술전문대 영화 과 2년)은 외모로만 봐서는 코미디언 같지 않은 코미디언.
얼굴만 봐도 웃음을 터뜨리기 십상인 많은 코미디언들과는 달리 그만큼 용모가 단정한 미인형인데 코·입·뺨 등 얼굴 아랫부분은 아버지를 빼어 박은 듯 하다는 게 그녀를 만나 본 사람들의 중평.
서양은 미모의 얼굴을 극복하고(?)신인답지 않게 극중의 전체흐름을 잘 파악하여 성격표출을 해내 최근 KBS-2TV코미디드라마『웃는 날 좋은날』에서 주인공역을 맡았을 정도로 호평을 받고 있다.
『어머님이 반대하고 있으나 돌아가신 아빠를 대신해야 할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언니들의 성원이 큰 힘이 됐어요. 얼떨결에 시작했지만 존경하는 아빠의 명성에 욕되지 않는 연기생활을 하고 싶고 그러기 위해 자신의 내면을 채울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즉흥연기의 천재였던 아버지를 따라가기엔 아직 미흡한 점이 많으나 단발 적인 재치보다 드라마 성 코미디연기를 잘 소 화해 낸다는 말을 듣는 서양의 다부진 포부다.
보는 사람마다 추송웅씨의 복사판이라고 얘기하는 추상록 군도 중앙대 연극영화과 2학년이다. TV탤런트이자 그 자신이 말하듯 공부하는 학생 연극배우이기도 하다.
연극학과에 들어간 지난해 7월 KBS-2TV 일일연속극『회전목마』에서 첫 등장, 아버지를 연상케 하는 특유의 연기력을 보여줘 관심을 모은바 있다.
모자란 면이 많고 연기공부에 내실을 기하고 싶어 연속극이 끝난 지난해 10월말 이후 TV나 영화출연을 마다하고 있긴 하지만 경험을 쌓는데 도움이 된다면 출연을 다시 생각해 보겠다고 밝혔다.
『혈액형, 술 못 마시는 것, 걷는 모습, 외모, 성격파 배우 스타일 등 아버지와 같은 점은 이루 헤아릴 수 없어요. 정식으로 연기공부를 한 적은 없으나 어머니도 연극배우를 하셨던 때문인지「피」를 물려받았다고 봐야 죠.』 아버지보다 더 큰 배우가 돼 선친의 명성에 보답하고 싶다는 그는 오는 10월23일부터 5일간 교내 대학극장에서 열리는 연극무대『중매인』을 준비하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연기 인은 아니지만 인기인으로서의 탤런트 성을 보여주었던 프로레슬러 천규덕씨의 장남 천호진씨(30)도 TV의 묵직한 얼굴로 등장하고 있다.
KBS-2TV『파천무』와『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에 출연하고 있는 천씨는 굵직한 남자주연급이 부족한 방송계에서 지켜 볼만한 탤런트라는 평을 받는다. <김기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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