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브리핑] 北 회담 복귀, 中 원유수출 중단이 주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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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국. 중국 3국이 31일 베이징에서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비공식 회동을 갖고 1년 가까이 중단된 6자회담을 빠른 시일 내에 다시 열기로 합의했다. 각국은 6자회담 재개 소식에 환영을 표시했으나 미국과 일본은 유엔의 대북제재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양보는 중국의 대북 원유 공급 중단이 먹혀든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6자회담 재개 합의=중국 외교부는 31일 "중국측의 제안으로 중.북.미 3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베이징에서 비공식 회동을 갖고 편리하고 빠른 시일 내에 6자회담을 연다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 등이 3자회동에 참석했다.

힐 차관보는 "6자회담 참여국들이 모두 동의할 경우 11월초나 12월 회담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은 회담 재개에 전제조건을 달지 않았으며, 회담이 재개되면 실질적인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 반응=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31일 6자회담 재개 합의 소식에 "나는 기쁘다.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통해 현재의 유엔 안보리 결의가 이행되도록 할 뿐 아니라, 회담이 효과적으로 진행돼 우리가 원하는 것을 달성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북한이 주민들을 위해 더 나은 길을 얻는 대신 검증가능한 방식으로 핵개발 프로그램과 핵무기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러시아=일본의 시오자키 야스히사 관방장관은 "6자회담은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최적의 틀인 만큼, 재개의 움직임이 이뤄진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앞으로 북한의 대응을 주시하면서 대북 제재를 계속해나갈 방침이라고 일본 언론들이 1일 보도했다. 러시아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알렉산드르 알렉세예프 외무차관은 "베이징 회동을 사전 통보받았고 6자회담 재개가 합의되리라고 기대했었다"고 말했다.

◇중국의 원유공급 중단이 주효=31일 뉴욕 타임스는 베이징의 여러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 중국이 대 북한 원유 공급 중단을 북한이 6자 회담에 복귀하도록 압력을 넣기 위한 지렛대로 사용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북한의 핵 실험 이후에도 대북 교역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북한의 미사일 발사 두달 만인 지난 9월에는 대북 원유 공급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철종 기자

<북한 핵실험 이후 일지>

■ 10월9일
-북한 중앙통신 "핵실험 성공적으로 실시했다" 발표
-노대통령 기자회견서 "포용정책 계속 주장하기 어렵게 됐다"
-중국 외교부 "北 국제사회 반대 무시하고 제멋대로 실험" 비난 성명
-美 일각서, 지진파 너무 작아 北핵실험 실패설 제기
-환율 급등 주가 폭락, 금융시장 충격 정도 역대 최고
-부시, "북 핵실험 결코 용인 못해…유엔 즉각대응 촉구" 성명

■ 10월10일
-노대통령, 여야지도자 간담회서 "전작권 어떤 영향있는지 연구"
-후진타오, 北과 관련국에 "사태 악화시키지 말라" 경고
-증시, 북핵쇼크 하루만에 반등 일단 진정
-박길연 北대사 "핵실험은 美 적대정책에 대한 정당한 대응"
-중국 외교부 "대북 군사행동에 결단코 반대한다"

■ 10월11일
-北핵실험, 국제금융시장 영향은 거의 없어
-일본 언론, 후쿠시마 지진을 "2차 핵실험 추정" 오보 소동
-北 외무성 "美 계속 못살게 굴면 선전포고 간주하고 물리적 조치 취할것"
-김대중 전대통령 "포용정책이 무슨 죄냐…핵실험은 미 대북정책의 실패"
-日정부, 북선박 입항금지·상품수입 금지 등 초고강도 대북 제재 결정

■ 10월12일
-김정일 대변인격 김명철 "北 물리적 대응조치는 추가 핵실험"
-'포용정책 실패론'에 여권 '미국 책임론'으로 맞불

■ 10월13일
-부시, 중국 탕자쉬안 특사와 북핵 대응방안 논의
-한중 정상회담 "북핵 중지 촉구, 유엔 적절한 대응조치 지지" 합의

■ 10월14일
-러시아 외무차관 방북 "북한은 6자회담등 협상 통한 핵문제 해결 지지"
-CNN "美, 北핵실험 장소서 방사능 물질 탐지"

■ 10월15일
-안보리, 무기 사치품 금수·해상검문 등 강력한 '대북제재결의' 채택
-박길연 北유엔대사 "제재결의 거부…미 압력 가중땐 물리적 대응할것"
-당국자 "유엔 안보리 결의에 금강산 개성공단등 남북경협 해당안돼"

■ 10월16일
-中, 북 접경지역 대북송금 중단·北노동자 철수…대북제재 가시화
-미 언론들 "美 정찰위성, 北 2차 핵실험 징후 포착"

■ 10월17일
-美, 北 함북 풍계리서 핵실험 공식 확인 "폭발력 1kt 미만"
-北외무성 "美동향 주시하며 해당조치 취할것" 핵실험후 첫 공식반응
-힐 "금강산관광은 북한에 돈 주기 위해 고안한것"

■ 10월18일
-김정일, 13일만에 '잠행 끝' 군협주단 공연 관람
-힐 "개성.금강산사업은 한국 정부가 결정할 일"
-미일 외무장관 도쿄회담 "제재결의 신속이행, 관계국 촉구"
-중국 탕자쉬안 특사, 평양 방문 김정일 면담

■ 10월19일
-국제의회연맹(IPU) 총회, 北핵실험 결의 7개항 채택
-한미 외무장관 서울회담 안보리 결의이행 조율

■ 10월20일
-한일 외무장관 서울회담 "안보리결의 이행 공조"
-미중 외무장관 베이징회담…라이스, 탕자쉬안도 만나
-탕자쉬안 "방북 헛되지 않았다"

■ 10월21일
-김계관 6자회담 북대표 "추가실험 얘기한 적 없다"
-한미안보협의회, 전작권 2009년10월~2012년3월 사이 환수 합의

■ 10월22일
-라이스 "北 6자회담 복귀 제안 없었다"
-"김정일, 中에 한반도 비핵화선언 지키겠다 언급"

■ 10월23일
-체니, 제재 실패시 "어떤 옵션도 치우지 않았다"

■ 10월24일
-北선박 '강남1호' 홍콩서 검문뒤 억류…대북제재 후 첫 조치
-중국 외교부 "탕자쉬안 방북때 김정일 2차 핵실험 계획 없다 밝혀"
■ 10월25일
-北과 전쟁한다면…美 "정밀타격 아닌 대규모 전투"

■ 10월26일
-美 "한국전서 미군 3만명 숨진 사실 상기해야"

■ 10월27일
-안보리 제재위, 대북 제재대상 잠정 합의…개성공단·금강산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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