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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끄는 양 TV홈·아동 드라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사회성 높은 이야기로>
쇼와 영화 등 오락 프로그램들이 범람하는 토요일 밤 「이른 봄 아지랑이처럼」가정의 훈훈한 정을 담아내는 KBS-1TV토요드라마 『징검다리』(9시30분)가 날로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한집에 15명이 모여 사는 과밀한(?)형태를 취해 복잡한 가정사가 나열되기도 하는 이 드라마의 인물들은 대강 세 부류.
자취하는 재수생·대학생 등 젊은이들, 집주인이자 예비역 대령인 서경만 노인(김순철 분)과 그의 동료 등 노년층, 가정의 중추인 서 노인의 아들 가족들 등.
이들이 모두 여관으로 사용했던 방이 많은 한 건물 안에서 드라마를 엮어간다.
『한 지붕 밑에서 각 연령층의 인물들이 경험하는 조화와 갈등이 「개울을 천천히 건널 수 있게 해주는 징검다리」같은 인정으로 풀어져간다』는 것이 이 드라마의 원래 의도다.
연속극과 단막극 형식이 뒤섞인 듯한 이 드라마의 내용은 단순한 가정사를 넘어 젊은이들의 사회 적응, 노인들의 소외감, 결혼 등 젊은이들의 미래 설계, 어린이 교육문제 등 사회성 높은 이야기도 종종 다뤄진다.
말하자면 각각의·인물들이 우리 사회의 여러 단면들을 대표하는 연기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원래 매번 무대가 바뀌는 단막극으로 의도했다가 최근 홈드라마가 전반적으로 호조를 띠자 KBS는 『징검다리』라는 연속극으로 포맷을 정착시켜 장기시리즈로 전환시키고 있다.
또 서 노인의 손자손녀들인 신인 신애라·이규준 등도 안정된 연기를 보여 이 드라마가 거둔 의외의 수확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수효과 사용하기도>
MBC-TV에 새로운 아역 탤런트들이 몰려들고 있다.
어린이 특유의 재치 있는 연기가 보여질 무대는 어린이 드라마 『별난가족 별난학교』후속인 새 드라마 『내 친구 깨치』(주경희 극본·정운현 연출) .
M-TV는 9월3일부터 꼬마 도깨비의 구전설화를 현대감각으로 옮겨 각색한 『내 친구 깨치』를 매일 오후 5시40분 방송한다.
재치 있는 장난꾸러기 꼬마 도깨비인 깨치역의 정지영(13·신암중 1년)과 깨치의 친구로 드라마 전체를 이끌어 가는 찬돌역의 박주현(12·광성국 6년), 또 둘 사이의 우정을 엮어주며 도깨비 깨치에게 호감을 갖는 여자어린이 단비역의 최명진(12·관악국6년)이 주역으로 나온다.
어린이 만화로 히트했던 「도깨비감투」이야기를 원용, 감투를 쓰면 투명인간이 되는 깨치의 연기를 진짜 같이 보이기 위해 2중화면 조작으로 특수효과(SFX)를 사용하기도 한다.
『별난 가족 별난 학교』가 너무 어른들의 세계를 흉내내고 비정상적인 학교와·가정상황을 설정해 4개월만에 시리즈를 끝내게 된 것을 감안, 제작진은 『주로 이들 어린이 중심으로 이야기를 엮어 도깨비라는 환상적인 내용이 현실 세계와 동떨어지지 않게 공감할 수 있도록 주력하겠다』고 밝힌다.
한편 새 주말연속극 『몽실언니』에서 기구한 한국현대사를 체험하며 커온 몽실역을 맡은 임은지(11·이대부국5년)도 새로운 얼굴.
성인들만의 영역인 주말연속극에서 주인공역일 뿐 만 아니라 50년대 어려웠던 시기를 재현해야하는 까다로운 연기 때문에 「드라마 전체 성패가 임은지에게 달려있다」는 것. 제작진은 당시 어린이들의 애틋한 심정을 부각시키기 위해 원작과는 달리 몽실의 두 남동생(이재석·천영덕)을 등장시켜 어린이들의 「깜짝 연기」에도 비중을 두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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