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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햇과일-명산지 찾아 주말 즐긴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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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입추·처서가 지나고 가을문턱에 성큼 접어들면서 입맛 돋우는 햇과일을 사려고 농촌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8월말 현재 전국의 시장과 과수 단지에는 포도와 복숭아가 성시를 이루고 있고 사과·배·호두·단감 등이 다가오는 추석을 앞두고 본격적인 출하를 기다리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의 학부모들은 여름방학을 끝내고 신학기를 맞은 초·중·고교생 자녀들의 식탁을 위해 청과시장을 찾아 발길을 모으고 일부 가정에서는 주말을 이용, 아예 학습을 경한 농촌관광을 떠나고 있다. 올해의 과일작황은 그러나 착과할 때부터 동해를 입은 데다 장마와 이상 기온이 겹쳐 30∼40%의 감수가 예상되고 가격도 지난해보다 상당히 치솟을 전망이다.
경기도 안성군 서운 농협 허도영 상무는 『8월 중순에 들면서 주말을 활용해 가족단위의 농촌관광객들이 몰려오고 있다』면서 『관내의 오하·코리아농장 등 2만평 규모의 대형농장에는 민박손님도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허 상무는 또 『과일을 살때는 우선 때깔이 좋고 상처나 벌레 먹은 곳이 없는 것을 골라야한다』며 『이웃이나 친지들이 함께 구입 해 나누는 것도 과일을 값싸게 사는 요령』이라고 말한다.
현재 농협·슈퍼마킷 등에서는 산지와 직거래로 10∼30%정도 값싸게 살수 있고 농산물 도매시장을 찾으면 차비를 계산하고도 남을 만큼 값싼 햇과일을 살수 있다.
특히 주말이나 여가를 활용, 자녀들의 자연학습을 격해 가까운 농촌이나 명산지를 찾아보는 것도 매우 즐겁고 유익한 일이 될 것이다.
농협중앙회가 추천하는 전국 과일 명산지를 찾아 소개한다.

<안성포도>
포도는 전국적으로 숱한 산지가 있지만 안성 포도를 능가하는 곳은 없다. 안성포도는 크기와 맛이 단연 최고로 꼽히며 거봉·마스캇 등 프랑스 및 개량포도가 대종을 이루고 있다.
안성포도의 원조는 90여년 전인 1901년 당시 안성천주교 신부로 부임한 프랑스 사람 공안국(안토니오 곰벨)신부가 한국귀화 기념으로 프랑스에서 블랙함부르크·마스캇 등 32종을 들여온 것.
이 포도묘목을 천주교 신도회장 박숭동씨(사망·전 삼덕포도원 경영자)가 선물 받아 재배를 시작했다. 본시 온실재배용이던 것을 박씨가 노지 재배에 성공, 현재 안성포도의 원조가 됐다.
안성의 포도재배는 전국적임에 틀림없고 주변에 고삼저수지와 서운산 등 명승지가 많아 가족관광객들은 해마다 늘고 있다.

<천안호두>
천안의 가을은 호두에서부터 익어간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광덕마을을 둘러 싼 태혁산 중턱 꼭두재 여기저기에 호두가 떨어질 때면 이미 가을이 무르익고 있음을 알게되기 때문.
천안에서 서남쪽으로 18㎞, 좁은 포장길을 따라 광덕산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우리나라 유일의 「호두단지」에 이른다.
누렇게 물들어 가는 벼이삭에 고개숙인 조·수수밭으로 둘러싸인 이곳엔 모두 1백여 채의 아담한 촌락이 있고 주민들은 약간의 논밭과 호두나무에 의지해 수 백년을 살고 있다.
보통 5월초면 버들개지 같은 꽃이 피고 한여름동안 알이 커지면서 여물게되는 호두는 대개 백로를 3일 전후해 장대로 털게 된다.
올해엔 호두도 흉작이어서 지난해 보다 약 20%쯤 감수가 예상되고 있다.
천안에서 이즈음 맛볼 수 있는 또 하나 별미는 성환 개구리참외. 검푸른 바탕에 물결모양을 이룬 이 참외는 성환읍과 직산면 일대의 국도변에서만 살 수 있는 것이 특색. 비타민이 많고 당뇨병에 좋다는 소문이 나 있다.
천안에서는 독립기념관을 비롯해 현충사·온양온천 등도 함께 즐길 수 있다.

<곡성 사과>
전남 곡성지방이 새로운 사과명산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곳에서 사과가 처음 재배 된 것은 지난 75년부터. 곡성군이 군내 오산동등 6개소 3천3백여평에 사과 특화단지를 조성한 후 현재는 곡성읍을 포함한 11개 전체 읍·면에서 후지·쓰가루 등 맛좋은 사과를 재배하고 있다.
가까운 곳에 있는 구례화엄사와 지리산 국립공원을 함께 둘러 볼 수 있다.

<가평 밤·잣>
밤과 잣은 전국 어디에나 있는 과실이지만 특히 경기도 가평군 일대에서 예 부터 명성을 떨쳐왔다.
총 임야 면적이 7만8백79ha나 되는 가평군은 특히 북면에 개량종 방 5천여 그루를 가꿔 사라져 가는 양주와 가평 밤의 이름을 지키고 있다.
가평의 잣나무 숲은 특히 유명해 전체 삼림면적의 70%이상을 차지하고있고 축령산·화악산 잣나무 숲은 전국 최고의 특산물로 꼽힌다.
이곳은 남이섬 유원지를 비롯해 수락폭포·산장유원지·청평유원지 등 유원지 군락을 이루고 있다.

<보은 대추>
충북 보은에서 약10㎞쯤 청주 방면으로 떨어진 산외면 봉계리 「하신마을」.
약5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있는 이 마을이 예부터 대추의 명산지로 꼽히고 있다.
「대추가 수확돼야 보은 색시가 시집간다」는 말이 전해내려 올 정도로 유서 깊은 보은대추는 재래종 고목 나무들이 20∼30년 전부터 고사하고 있지만 아직도 7만여 그루나 자생하고 있을 정도. <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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